토뱅, 모임통장으로 카뱅에 도전장...뭐가 다른가
토뱅, 모임통장으로 카뱅에 도전장...뭐가 다른가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3.02.0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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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막내 토스뱅크가 모임통장을 통해 카카오뱅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토스뱅크는 연 2.3% 금리와 공동모임장 기능을 앞새워 참전했다. 이미 1400만명 가까이 고객을 보유한 카카오뱅크를 넘어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토스뱅크는 지난 1일 '모임통장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부부, 친구, 동아리 등 모임의 비용을 한 곳에 모아서 모임원 누구나 출금 및 카드 발급, 결제까지 가능한 '토스뱅크 모임통장'을 선보였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6월 모임통장 출시 예고 이후 약 8개월 만에 상품을 출시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시중에서 이미 출시된 모임통장, 모임카드에 대한 법적 제약 등을 다각도로 검토했다"면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현재 서비스 출시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모임통장은 일종의 공동계자 개념으로 친구, 동호회 등 모임에서 회비를 모아 사용하고 계좌의 사용 내역 등을 구성원들과 공유하는 서비스다. 

앞서 모임통장은 카카오뱅크가 선보이기 전부터 시중은행들이 선보였던 서비스지만 편의성, 접근성 등에서 카카오뱅크에 뒤쳐지며 서비스를 종료하며 모임통장 시장은 현재 카카오뱅크가 독식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은 지난해 말 기준 약 1400만명에 이른다.

토스뱅크의 모임통장은 기존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과 차별화된 점은 최초 통장 개설자인 모임장 외에 공동모임장 개념을 도입했다. 카카오뱅크는 모임통장의 명의자인 모임장이 독점적으로 출금과 결제 권한을 가졌으나 토스뱅크는 공동모임장을 도입해 모임원 누구나 모임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기존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의 경우 100명의 인원 제한이 있었지만 토스뱅크는 인원 제한을 없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기존에 모임통장을 사용해온 고객들이 모임장 한 명이 출금과 결제, 카드 발급 권한까지 독점하는 구조에 불편함을 느낀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모임장 혼자 회계를 책임져야 해 부담감이 컸고 카드도 한 장만 있다 보니 모임비 결제 편의성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토스뱅크의 또다른 차별화는 연 2.3% 금리다. 토스뱅크 모임통장은 토스뱅크의 수시입출금통장과 동일하게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제공한다. 모임통장은 연 2.3%(세전)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이다.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의 경우 세이프박스와 연결하면 별도의 2.6%의 금리 혜택을 받지만 모임통장 자체의 이자는 연 0.1%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홍 대표는 "현재 은행권 전반적으로 수신금리가 높은 환경이기 때문에 연 2.3%는 토스뱅크에서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금리 수준"이라며 "고이율 결정은 규모의 경제를 키우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토스뱅크는 회비 관리 기능도 탑재해 투명한 회비 운영을 지원한다. 이 기능은 모임원의 회비 납부 현황을 확인할 수 있으며 회비를 내지 않은 모임원에게는 푸시 알림이 간다. 회비를 쓸 때마다 모임원 모두 사용처와 금액을 기재한 알림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 역시 최근 기존 모임통장에 생활비 관리 기능과 회비 관리 기능을 추가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모임통장을 가족 통장·데이트 통장으로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계획적 소비 제공을 위한 생활비 관리 기능을 더했다"며 "또 회비 관리 기능을 통해 모임주는 더 간편하게 회비 미입금자 관리 및 회비 규칙 안내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의 생활비 관리 기능은 한 달 '목표 생활비'를 설정하면 예산 대비 지출 현황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기능으로 모임태그를 '가족·생활비'로 선택한 모임통장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이 중 지출에 포함하고 싶지 않은 내용은 'on·off 스위치'를 눌러 내역에서 제외할 수 있으며 설정해둔 모임태그와 목표 생활비는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다. 특히 '생활비 지출 현황' 항목에서 올해 월평균 생활비 및 누적 생활비 등 자세한 정보를 그래프로 제공해 한 눈에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차별점이다.

카카오뱅크의 회비 관리 기능은 회비규칙을 설정해 모임원들에게 알림을 보내는 기능으로 모임주가 회비규칙 설정 버튼을 눌러 회비 금액과 회비 내는 날을 설정하면 모임원이 회비 입금을 잊지 않도록 해당일에 맞춰 자동으로 알림이 보내진다. 회비 입금 요청도 간편해졌다. 입금현황에서 '미입금' 탭을 누르면 회비를 입금하지 않은 멤버 확인이 가능하며 해당 모임원들을 선택해 한 번에 입금 요청 메시지카드를 보낼 수 있다.

한편 업계에선 토스뱅크의 모임통장 출시로 인터넷은행의 고객 유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토스뱅크의 모임통장 출시로 관련 시장을 독점하던 카카오뱅크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고 고객을 위해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는 좋은 자극이 될 것"이라며 "반면 카카오뱅크가 현재의 고객을 유지하고 더 많은 고객 유치를 위해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