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포스코인터=에너지', 광양·신안서 에너지기업 발판 다진다
[현장] '포스코인터=에너지', 광양·신안서 에너지기업 발판 다진다
  • 하영건 기자
  • 승인 2023.01.31 16: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좌측에서 6번째),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좌측에서 8번째) 등 광양 제2 LNG 터미널 착공식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전남 광양=하영건기자(비즈트리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1일, 포스코에너지와의 흡수합병을 마무리하고 통합법인을 공식 출범시켰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종합상사'라는 타이틀 아래 움직여왔던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이번 합병을 기회 삼아 '에너지 전문기업'이라는 새로운 날개를 달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종합사업회사로 나아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에너지 밸류체인을 강화하며 친환경 종합사업회사로 진화하고자 하는 포스코인터의 올해 첫 행보는 '광양 제 2 LNG 터미널 착공식'으로, 행사는 31일 전라도 광양에 위치한 제 2 LNG 터미널 부지에서 개최됐다. 

이번 증설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LNG 전 밸류체인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미드스트림(LNG 저장)의 인프라자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목적이다. 포스코인터는 총 9300억원을 투자해 LNG탱크 20만 ㎘급 2기를 추가 증설한다. 완공 시점은 착공으로부터 약 2년 후인 2025년이다.

착공식이 개최되기 전인 지난 27일, 전라도에 드물게도 대설주의보가 내린 가운데 광양과 신안을 찾아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품게 된 포스코에너지의 LNG 터미널과 육상풍력단지를 돌아봤다.

■완성된 LNG 밸류체인으로 '에너지 전문기업' 도약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탐사부터 생산, 저장, 발전에 이르기까지 전 LNG 밸류체인을 소유한 회사다. 이번 제 2 LNG 터미널 착공으로 LNG 사업 밸류체인을 완성해 양적 성장을 이룸과 동시에, 수익성 기반 신재생 사업 추진에 따른 질적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LNG 저장용량을 확보함으로써 국가 에너지 안보에도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2019년 포스코에너지가 이관 받은 후 연계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Gas&Power' 중심 글로벌 종합에너지회사의 발판 역할을 해오던 광양 LNG 터미널은 부두 1선석, 총 73만㎘의 탱크 5기, 연간 300만톤 이상의 LNG를 처리하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1월 31일 착공한 제 2 터미널에는 20만㎘급 2기의 LNG저장탱크가 세워질 예정이다. 7, 8기 탱크가 완성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광양 LNG터미널에 총 133만㎘의 저장 용량을 확보하게 되고, 이는 전 국민이 40일 동안 사용 가능한 난방용 가스를 저장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용량이다. 1, 2 LNG 터미널이 모두 증설되면 최종적으로 광양 LNG터미널은 국내 민간1위이자 전세계 11위 규모의 터미널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날 착공식에 참석한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포스코 철강산업 도약과 함께 2005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LNG터미널 상업운전을 개시한 광양에서 대한민국 산업의 또 하나의 성장동력이 될 제2 터미널을 착공하게 됐다”며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LNG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기업과 지역사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미사일에도 끄떡없는 LNG 보관 탱크...포스코 기술력 총출동

하역시설에서 바라본 LNG터미널 전경. (사진=비즈트리뷴)

2023년 1월 기준 광양 LNG 터미널에서는 LNG 탱크 임대사업, LNG/LPG 반출입사업, LNG/LPG 선박시운전사업 등을 시행하고 있다. 현재 운행 중인 5개 탱크의 73만㎘ 중 55만㎘를 4개 고객사에 임대하고 있으며, 보세창고를 활용해 LNG/LPG를 저장해두고 시장 가격 상승 시 반출하고 있다. 또 새로 건조된 LNG/LPG 운반선의 시운전 테스트를 위해 가스를 공급하는 등, 하역탱크 설비 및 유틸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광양 LNG 터미널을 찾은 27일에는 SK E&S의 멤브레인형 LNG 선박이 들어왔으나, 바람이 너무 세 하역하지 못하고 다시 먼 바다로 나가있는 상황이었다. 관계자는 "배를 붙였다가 하역하지 못하고 나간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유독 바람이 세 도저히 하역 작업을 처리할 수 없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비록 접안한 선박과 하역 작업을 볼 수는 없었지만, 하역시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아 안전모를 쓰고 4층짜리 시설에 올랐다. 모눈 형태의 프레임 아래로 파도가 그대로 들여다보이는 아슬아슬한 바닥과 계단을 오르는 동안 바닷바람에 몇 번이나 휘청거리길 반복했다. 정상에서는 광양 LNG 터미널의 전경이 그대로 보였다.

6기 탱크 내부 모습.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현재 공사 중인 6기 탱크 내부도 공개했다. 목을 완전히 뒤로 꺾어야 천장을 볼 수 있는 거대한 탱크 내부는  바닥면 지름이 84m, 높이 40m에 달한다. 현재 준공률은 약 53%로, 2024년 완공 예정이다.

광양 LNG 터미널의 1-4기 탱크에 세계 범용 기술인 니켈이 적용된 것과 달리, 5기 탱크부터는 포스코가 개발한 고망간강이 사용됐다. 현재 공사 중인 6기 탱크는 5기 탱크와 동일하게 고망간강과 고망간강에 특화된 용접기술을 적용해 설계, 공사 중이다. 최근 우리나라도 지진 등의 자연재해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리히터 규모 6.5의 강진과 미사일 충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튼튼하게 설계됐다.

현장 관계자는 "현장에서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안전"이라며, "철저한 안전 관리를 위해 거대한 송풍기를 이용해 환기 작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공중 이동은 사람이 아닌 장비를 통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신재생에너지'를 향한 노력은 계속된다...신안육상풍력발전단지

신안육상풍력단지 전경.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광양에서 차로 2시간 30분 가량 떨어진 전남 신안군 자은도 일대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SK E&S 등이 출자해 세운 육상풍력발전단지 '신안그린에너지'가 있다. 

지난 27일 신안에는 많은 눈이 내려 설비시설을 직접 둘러볼 수는 없었으나, 신안그린에너지 사무실 가까이에 세워진 프로펠러가 세차게 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눈보라치는 소리와 합쳐진 프로펠러의 소리는 예상했던 것보다 크지 않았지만,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거대한 프로펠러가 거센 바람에 돌아가는 모습은 보는 사람을 압도하는 광경이었다.

신철홍 신안그린에너지 대표는 "재작년 이용률이 16.8%에 그쳤던 것을 작년에는 19%까지 끌어올렸고,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며 "운영 중인 풍력 터빈들도 안정화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할 때 늘 따르는 소음 문제와 관련해서 지속적인 관리를 해주고 있으며, 데시벨은 40-5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안육상풍력발전단지는 연간 4.9만톤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하고 1400만 그루의 소나무 식재효과를 거두고 있다. 원래는 회사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의무공급량을 공급하고자 인수됐으나, 현재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기 위해 높여나가겠다고 밝힌 신재생에너지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62.7MW의 육상풍력단지에 이어 향후 자은도 서쪽 25km 해상에 300MW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하는 신규 신재생에너지 사업 개발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