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차기 우리금융 회장 출사표...끊임없는 금융권 관치
임종룡, 차기 우리금융 회장 출사표...끊임없는 금융권 관치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3.01.25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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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전 금융위원장ㅣ금융위원회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ㅣ금융위원회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차기 우리금융그룹 회장직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금융권 관치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내부 출신인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외부 출신인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유력주자로 거론되면서 두 사람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오는 27일 2차 회동을 갖고 차기 회장 2차 후보군(숏리스트)을 2~3명으로 추려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다음 달 초 최종 후보자를 선발할 계획이다. 

앞서 우리금융 임추위 차기 회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으로 이원덕 행장과 박화재 우리금융 사업지원총괄 사장,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사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임종룡 전 위원장,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이동연 전 우리FIS사장 등 8명을 선정한 바 있다.

임 전 위원장은 최근 우리금융 임추위 측에 입후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위원장은 1959년생으로 8명의 후보 중 유일한 관료 출신이다. 그는 행정고시 24회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 실장을 비롯해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제1차관, 국무총리실 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지난 2013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 금융위원장을 지냈다.

임 전 위원장의 경력으로 봤을때 업계는 그가 금융지주 회장직을 수행하면 금융당국과의 소통 측면에서 강점을 보일 것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임 전 위원장이 숏리스트에 포함된다면 금융권에 대한 관치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그는 금융위원장 재직 당시 정부 소유의 우리은행 지분 매각을 주도했던 인물로 매각 과정에서 우리은행 민영화 이후 정부의 불개입을 약속한 바 있다.

임 전 위원장은 2016년 금융위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당시 우리은행 과점주주 5개사의 대표이사들을 만나 “민영화된 우리은행의 자율 경영에 대한 정부의 약속은 반드시 이행할 것”이라며 “관치는 조직이 원하지 않는 누군가를 당국에서 밀어 넣는 것으로 그런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우리금융노동조합협의회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임 전 위원장의 회장 후보 포함에 따른 노동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우리금융은 모피아(퇴직 경제관료) 올드보이의 놀이터가 아니다"라며 "임 전 위원장은 과거 정부 모피아 출신으로 우리은행 민영화 때 금융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또 "임 전 위원장은 우리은행 민영화 때 금융위원장을 지내며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발표하고 당시 우리은행 민영화의 핵심 키워드는 자율경영임을 주장했다"면서 "우리은행이 2001년 공적자금 투입 이후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정부의 경영간섭이라고 말했던 인물이다. 이런 인사들이 우리금융 수장 자리를 노린다면 스스로 관치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