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건설현장 불법행위 270건 확인..."법률검토 등 근절방안 강구"
LH, 건설현장 불법행위 270건 확인..."법률검토 등 근절방안 강구"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3.01.18 15: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한준 LH사장이 11월 15일 시흥장현 A9BL 신혼희망타운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ㅣ LH
이한준 LH사장이 지난해 11월 15일 시흥장현 A9BL 신혼희망타운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ㅣ LH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시로 건설 현장 내 불법행위를 전수조사한 결과 전국 82개 공구에서 270건의 불법행위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LH에 따르면 이한준 LH 사장은 이번 전수조사 결과를 전날 아랍에미리트(UAE) 경제사절단 해외순방 중인 원희룡 장관에게 영상회의를 통해 보고했다.

원 장관은 지난 12일 창원 명곡지구에서 개최된 공공기관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공공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불법행위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적극적인 민·형사 조치를 당부한 바 있다. 이에 LH는 이번 전수조사의 발단이 된 창원 명곡지구의 불법행위 건에 대해 이번 주 중으로 업무방해‧강요죄 등으로 경찰에 수사 의뢰할 예정이다.

LH는 지난 5일부터 13일까지 전국 387개 공구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으며 이 과정에서 14개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 현황을 조사했다. 총 270건의 불법행위 중 ▲채용 강요 51건 ▲타워크레인 월례비 지급강요 48건 ▲태업 31건 ▲전임비 지급강요 31건 등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장 출입방해나 장비사용 강요도 비교적 높은 수치를 보였다.

한 사례를 보면 OO지구 아파트 건설 현장의 경우 철근콘크리트 하도급사는 건설노조의 채용 강요, 타워크레인 월례비 요구, 근로시간 단축 요구 등 불법행위에 대한 손실을 감당하기 어려워 공사를 포기했고 이로 인해 2개월의 공사 중단이 발생했다. 그러나 노조원의 고용 승계, 공사 중단 기간의 휴업수당 지급이 지속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다른 현장에서는 복수의 노조에서 건설장비 사용을 요구하며 현장 출입문을 봉쇄해 15일간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LH 관계자는 "건설 현장의 불법행위는 건설근로자의 안전과 일자리, 생계유지 등에 해를 끼치고 공사 지연으로 인한 건설사의 부담 증가 및 분양가 상승 등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 발생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특히 공사 기간 연장에 따른 입주 지연 등 입주 예정자들의 주거안정성이 저해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LH는 관련 업무를 전담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이번 전수조사 결과와 법률검토 내용을 바탕으로 건설 현장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대응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불법행위 신고센터를 운영해 불법행위에 대한 현장점검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드러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유형별로 민·형사상 조치를 엄정하게 취할 예정이다.

특히 노조원 채용과 장비 사용 강요, 레미콘 운송거부로 공사가 중단됐던 창원명곡지구와 관련해 이번 주 중으로 고소를 진행하고, 2월 중으로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해 노조의 불법행위에 적극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피해를 입은 업체에 대해서는 설계변경, 공기연장 등 구제방안을 적극 시행하고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원 장관은 “건설 현장 불법행위와 관련해 공공기관이 형사처벌, 불법 이익 환수 및 손해배상 청구 등에 앞장서야 한다"며 “서민 주거안정을 맡고 있는 LH가 눈앞의 불법행위를 용인해선 안되며 이번에 건설산업의 풍토를 제대로 마련한다는 책임의식을 갖고 엄정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이한준 LH 사장은 “건설 현장의 불법행위는 근로자와 입주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결국 국민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LH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건설 현장 내 불법행위의 뿌리를 뽑겠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