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기준금리는 오르는데 대출금리는 내리는 이유는
[이슈+] 기준금리는 오르는데 대출금리는 내리는 이유는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3.01.1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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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지난 13일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5%로 0.25%p 인상했지만 은행권 대출 금리는 반대로 내림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고점일 것이라는 인식과 채권시장 금리가 연일 하락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상 자제령도 은행들의 가산금리 상향을 주춤하게 만들고 있다. 다만 이미 금리가 오를대로 오른 만큼 차주들의 부담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해 11월(4.34%) 대비 0.05%p 내린 4.29%로 집계됐다. 코픽스가 전월보다 낮아진 것은 지난해 1월(-0.05%p) 이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앞서 지난 13일 한국은행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25%p 인상을 결정했지만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4.78~7.41% 수준으로 상·하단 변동이 없었고 신용대출 금리와 전세대출 금리 또한 이렇다 할 변동성을 보이지 않았다. 

코픽스 금리가 떨어지면서 오는 17일부터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0.1%p 이상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의 경우 주담대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가 5.78∼7.48%에서 5.73∼7.43%로 낮아진다. 신규 코픽스 기준 전세자금대출의 금리도 5.49∼6.89%로 코픽스 하락 폭만큼 떨어진다.

국민은행은 이미 이날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도 4.36∼6.06%로 0.27%p 내렸다. 이는 5년물 은행채 금리 하락분을 반영한 조정이다.

우리은행의 주담대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는 6.41∼7.41%에서 6.36∼7.36%로, 농협은행은 6.03∼7.13%에서 5.98∼7.08%로 인하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렸음에도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하락세를 나타낸 배경에는 채권시장 안정과 예·적금 금리 하락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담대 혼합형과 신용대출 지표 금리인 은행채 5년물과 1년물의 금리는 최근 1주일새 각 0.394%p(6일 4.527%→13일 3.918%), 0.186%p(4.104%→3.918%) 내렸다.

은행채 금리가 떨어지면서 지난해 11월 연 5%를 넘어섰던 은행 예금금리는 이달 들어 연 3%대 후반까지 하락한 상태다. 

예금금리는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로 은행채 발행이 막히면서 크게 뛴 바 있다.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끊긴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경쟁적으로 높이면서 자금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은행권 예금금리는 지난해 12월 은행채 발행이 재개되고 금융당국도 예금금리 경쟁을 자제하라고 요청하면서 다시 안정권에 접어들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상 자제령도 은행권 대출금리 상승 억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3일 기준금리 인상 발표 이후 "은행은 가산금리 조정 등에 어느 정도 재량이 있다"며 "은행이 지난해 순이자 이익 등 규모에서 어느 정도 여력이 있기에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기업의 부담이 큰 점을 개별 은행들이 살펴봐 달라"고 강조했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