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뷰]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 "안전은 경영 제1원칙"
[CEO뷰]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 "안전은 경영 제1원칙"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2.12.12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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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신임 사장이 12월 12일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ㅣ 한국가스공사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신임 사장이 안전제일 경영과 재무구조 건전성 확보 등을 취임 일성으로 강조하며 3년 임기의 포문을 열었다.

12일 대구 혁신도시에 위치한 가스공사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최연혜 사장은 "최근 국내외 에너지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우리 공사는 사상 초유의 위기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국제적으로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폭등과 물량 확보라는 위기의 심연에 빠져들었고 국내적으로는 운신이 자유로운 민간 도입사들과의 생존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턱없이 불어난 미수금과 부채비율 상승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는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 속으로 가스공사를 밀어넣었다"면서, "어려운 시기에 사장으로 취임해 어깨가 무겁지만 오히려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임기 내 중점 추진 과제로는 ▲안전제일 경영 확립 ▲재무건전성 확보 ▲공사 핵심 역량 도약 ▲해외자원 개발사업과 신성장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조로 지속 성장 담보 등 4가지를 꼽았다.

■ 경영 제1원칙은 '안전'...재무건전성 확보도 시급

ㅣ 한국가스공사
ㅣ 한국가스공사

최 사장은 안전제일 경영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지난 9일 취임한 최 사장은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취임 첫 주말부터 평택·인천·통영·삼척 등 전국 LNG 생산기지와 9개 지역본부 현장을 직접 찾아 안전 상황을 점검하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최 사장은 "안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가치이자 핵심가치"라며, "공사 직원들과 협력사 직원들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문화 조성을 경영의 제1원칙으로 하고 이를 위해 안전 관리 시스템을 한 단계 높여 최고의 안전 관리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가스공사는 매년 안전점검 활동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신규·증설·변경된 시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나 작업 활동 등에 따른 위험요소를 인지해 원인을 분석하고 결과를 평가한 후 위험 제거를 위한 권고사항과 추진계획을 제시해 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재난대응 시스템 운영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경보·방재설비를 구축해 24시간 감시체제를 가동하는 한편 재난유형별 맞춤형 매뉴얼에 따라 현장조직과 대응 시스템을 구비해 주기적인 재난훈련과 유관기관과의 협조 체계를 이어오고 있다.

사회 전반의 안전의식 향상을 위해 매월 4일을 안전점검의 날로 정하고 캠페인 등 안전 홍보활동도 전개한다. 본사 및 지역 사업소별로 지자체,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해빙기, 산불예방 등 시기별로 안전대진단, 안전한국훈련 등을 시행하고 있다.

최 사장은 가스공사의 재무구조 건전성 확보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은 478.5%에 달한다.

앞서 정부는 가스공사를 재무구조 전반이 취약한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에 가스공사는 재정건전화 계획을 마련해 속히 이행한다는 계획이다.

최 사장은 "작금의 재무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자칫 천연가스 공급조차 담보할 수 없는 위태로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면서, "공사의 재무구조 건전화를 위해 치열한 자구 노력과 함께 정부와도 긴밀히 협의해 구조적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했다.

■ 최연혜 사장은 누구? 

최 신임사장은 1956년생으로 충북 영동출신이다.  충남 대전여고, 서울대 독어독문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에서 독문학 석사과정을 밟는다. 이후 독일로 유학, 만하임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를 땄다. 

그는 1997년부터 8년간 한국철도대학 운수경영과 교수직을 맡으며 철도와 인연을 맺는다. 이후 한국철도공사 부사장, 한국철도대학 총장(2007년~2011년)까지 오른다. 이후 한국철도공사 사장을 거쳐 20대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입성한다. 

그는 당시 국회에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활약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윤석열 캠프에서 탈원전대책 및 신재생에너지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최 사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한국철도공사 사장을 맡아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했던 경력이 있다. 그는 만년 적자에 시달리던 한국철도공사를 취임 1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키는 성과를 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 사장이 가스공사 CEO로 취임하면서 1983년 가스공사 창립 이후 첫 여성 사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최 사장은 지난 2013년 한국철도공사 사장을 맡으면서도 ‘최초 여성 사장’이라는 기록을 쓰기도 했다. 다만 지난 대선캠프에서 '신재생에너지특위 활동' 외에는 에너지 관련 경력이 없다는 지적과 평가를 어떻게 상쇄할 지는 최 사장의 과제이기도 하다. 

■ 수소·LNG벙커링 사업 속도

가스공사는 국가 에너지 안보와 지속적인 수급 안정성, 도입 경쟁력에 중점을 두고 해외 사업을 재구성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수소 사업과 LNG 벙커링 사업 등 기존에 추진해오던 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가스공사는 2018년 12월 '한국가스공사법'을 개정해 목적 사업에 수소 사업을 포함시킨데 이어 지난해 1월 수소사업본부를 신설했다. 해외 그린수소 확보와 수소 생산기지 및 수소 충전소 구축 등 수소 사업 전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정부가 2030년 196만톤의 해외 그린수소 도입을 목표로 하는 정책을 내놓은 가운데 가스공사는 국가 총 도입물량의 50% 이상인 100만톤을 목표로 도입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 가스공사가 그린수소 도입을 검토하는 나라는 동남아, 북방, 호주 등이며 전략적 제휴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대규모 수전해 및 수소 액화 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8월 5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미국 Matrix Service Company와 ‘대형 액화수소 탱크 및 화물창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오른쪽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1)
한국가스공사는 8월 5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미국 매트릭스서비스와 ‘대형 액화수소 탱크 및 화물창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ㅣ 한국가스공사

이같은 노력의 결과 가스공사는 지난해 9월 독일 지멘스에너지와 업무협약을 맺고 국내 대용량 그린수소 생산·공급 실증, 수소터빈 발전, 해외 그린수소 생산·도입, 수소사업 기술개발 등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지난 8월에는 미국 매트릭스서비스와 액화수소 육상 저장탱크 대형화, 액화수소 운송 선박 기술 개발, 국내 액화수소 인수기지 설계·건설 등의 협력을 약속한 바 있다.

최 사장은 "공사가 그동안 추진해 온 수소 사업의 현황을 면밀히 검토해 우리 공사의 미래 성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재정비하겠다"며, "그밖에 LNG 벙커링 사업 등 천연가스 인프라를 활용한 신에너지 사업들도 수익 창출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