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파월의 비둘기파적 발언...환율·금리 변동성 완화 소재 충분"
[투자전략] "파월의 비둘기파적 발언...환율·금리 변동성 완화 소재 충분"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2.12.0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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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 전망

NH투자증권: 파월 연준 의장의 브루킹스 연구소 연설: 11/30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재정 통화정책 콘퍼런스에서 연설했다. 비둘기파적 발언으로 연준 피벗(Pivot·방향전환) 기대감이 높아졌다. 파월 의장은 그간 연준의 긴축 강도에 대해 '과한 긴축이 덜한 것보다 낫다'는 입장이었으나 이번 연설에서는 '과잉긴축(overtighten)을 원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 파월 의장의 연설과 같은 날 연준의 경기 동향 보고서 베이지북과 미국 11월 ADP 고용이 발표됐다. 베이지북은 물가 상승 속도가 느려졌고 경제 불확실성이 증대됐다고 보고했다. ADP는 11월 들어 민간부문 고용이 12.7만개 늘었다고 집계했는데 이는 컨센서스 20만명을 크게 밑돈 수치다.

- 한국 수출: 12/1 한국 11월 수출입 통계가 발표됐다. 수출은 전년 동월(603.3억달러)보다 14% 감소한 519.1억달러로 집계됐다. 품목별로는 반도체(-29.8%), 석유화학(-26.5%) 수출이 감소했으며, 지역별로는 중국(-25.5%), 동남아시아국가연합(-13.9%) 수출이 감소했다. 수출액이 감소한 이유로는 글로벌 경기둔화, 화물연대 운송거부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편 11월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2.7% 늘어난 589억3000만달러를 기록함으로써 무역수지 적자는 70.1억달러로 집계됐다.

- 원·달러 환율: 파월 의장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 언급 이후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90원대로 하락했다. 위험자산 선호심리 회복을 반영한 것이다.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 대비 원화 강세가 가파르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주식시장 입장에서 최근의 원화 강세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유입으로 연결되고 있는데, 이러한 원화 강세가 지속되지 못한다면 외국인 수급의 꾸준한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여부: 금융투자소득세 2년 유예가 포함된 소득세법 개정안은 2023년 세입 예산안 부수 법률안으로 지정되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어 있다. 정기국회 종료일은 12/9이며, 여야는 12/2, 12/6 조세소위 회의에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본회의 전 여야 합의가 불발될 경우 결국 금투세는 예정대로 내년 첫 거래일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다올투자증권: 경제 지표 측면에서는 심리 지표들의 회복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한 주가 될 수 있을 듯하다. 주 중 유로존 인플레이션의 정점 통과와 파월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통해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부담감이 완화되는 모습이 나타난 바 있다. 이 같은 배경이 형성된 가운데 최근 변곡점 형성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고 있는 선행적 심리 지표들의 개선이 나타날 경우 증시에 긍정적인 소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유동성 지표들 역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선진국들에 비해 경기 사이클 저점 형성이 먼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는 중국인 만큼 유동성 지표들의 의미 있는 개선이 나타날 경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강화되는 소재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 투자 전략

NH투자증권: 미국 11월 소비자물가는 12/13 발표 예정이다. 이후 12/15 FOMC가 예정돼있다. 파월 의장이 12월 FOMC에 대한 힌트를 제시한 만큼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은 당분간 연준 정책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다만 최근 한국 주식시장 상승의 주요 수급 주체가 되었던 외국인 자금의 순매수는 점차 완만해질 가능성이 높다. 원화 강세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환차익 메리트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12월 첫째 날 발표된 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30개월 만에 기준선인 50을 하회했다. 명망 높은 경제 지표 중 하나가 침체를 공식화 한 상황이기에 고물가 정점 통과 기대감만 믿고 반등해 온 주식시장도 스스로를 돌아볼 공산이 클 것이다. 사실 9월 말부터 국내 증시는 달러 환산으로 기준으로 26%의 반등을 일궈냈지만, 동 기간 이익 추정치는 매우 이례적인 속도로 하락했다(MSCI Korea 12개월 선행 EPS 기준 -17.8%). 

Fed의 긴축 속도 조절은 지난주 파월 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 연설로 인해 한층 신뢰감이 더해진 것은 분명하나 1)여전히 몇 번의 금리 인상이 남아있고 2)양적 긴축도 현재 진행형이며 3)금리 인하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남아있음을 감안한다면 추가적인 금융여건 완화 기대감도 어느 시점엔 재조정을 필요로 할 것이다. 글로벌 자산 가격의 벤치마크 역할을 담당하는 美 국채 10년물의 경우 지난 10월 4.5% 목전에서 현재 3.5% 수준까지 내려왔다. 아직 실물 물가 지표가 7% 레벨에 머물러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여기서 더 탄력적으로 내려오긴 힘들 것이다. 동 채권 수익률에 내재된 기대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목표 범위인 2% 초반대를 이미 반영 중이며, 채권의 가격은 단기 과열 신호마저 보이고 있다.

물론 침체 시나리오가 더 강하게 반영될 경우를 상정한다면 시장 금리 하락 모멘텀은 재차 강화될 수 있겠다. 자연스럽게 긴축 우려는 후퇴하면서 금융여건은 더 완화될 것이다. 그러나 침체가 보다 명확해진 시점에 증시 위험선호가 증가할 여지는 매우 협소해짐이 분명하다. 결국 현시점에 투자자가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물가는 빠르게 내려오는 와중에도 경기는 완만히 둔화되는 구도인데, 이는 매우 절묘한 균형감각을 발휘해야 가능할 것이다. 난이도가 어려운 과제인 만큼 시장 참여자들은 보다 가시적인 증거를 요구할 것으로 본다. 한 달여간 가파른 반등세를 보여온 글로벌 증시인 만큼 이후부터는 물가나 산업 지표의 개선을 확인하고 움직이는 계단식 형태의 경로를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마침 KOSPI와 S&P500은 공히 200일 이동평균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족보가 있는 저항선이자 경기선인 만큼 이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무게감 있는 통행료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다만 이전보다 상방이 무거워질 수 있다는 것을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는 것으로 동치(同値)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고물가와 고강도 긴축이 가지는 실체적인 충격보다 증시는 분명 과도하게 내몰렸던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고점 대비 50%에 가까운 하락률은 과거 금융 시스템 위기를 제외한다면 분명 드문 케이스라 볼 수 있다. 특히 국내의 경우 고물가, 고환율, 고유가의 3중고에 내몰리면서 여타 증시 대비 낙폭이 두드러졌고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먼저 긴축에 나섰다는 약점까지 가중되어 왔다. 3중고 우려가 개선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고 국내 역시 긴축 감속 구간에 진입한 만큼 저점을 높이는 것에는 충분한 당위를 가질 것이다. 더불어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물가 하락 모멘텀이 더 부각될 수 있는 시기가 연말과 연초이기에 시장 관심이 경기보다 물가에 더 치중될 가능성도 있다. 이는 분명한 하방 위험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며, 전술적으로 활용해 볼 재료로도 기능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KOSPI 2500선 공방전이 당분간 진행될 소지가 다분하지만 매크로 여건 개선 기대감 역시 공존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고금리 여파로 낙폭과대가 깊었던 대형 성장주 유형과 중의 리오프닝 모멘텀의 수혜가 될 수 있는 국내 소비재와 산업재 등에 순환매 흐름을 기대 가능하겠다. 중장기 관점에서 국내 반도체 업종에 대한 접근 역시 유효할 것이다.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와중에는 실적 전망이 이미 하향된 업종을 보는 게 합리적일 수 있다.

다올투자증권: 주중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언급을 하면서 시장이 기다리고 있던 매파적 통화정책 기조 완화라는 소재를 유입시켰다. 더불어 유로존 CPI가 전월 대비 소폭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 정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인식을 형성시킨 상황이다. 해당 소재들이 펀더멘털 측면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이끄는 소재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환율과 금리 측면에서의 변동성을 완화시키는 소재로는 작용할 여지가 충분하다.

호재에 대한 급한 반응이 나타난 반대 급부로 단기적 관점에서의 기술적 부담은 꽤 심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단기적으로 상승 탄력이 다소 둔화될 여지는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이 같은 부담 요인들이 하방 압력을 심화시키기에는 금리와 환율 안정성이 확보되고 있다는 기대감이 우위에 있다고 판단한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