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파산 쇼크 ③] 루나부터 FTX까지...가상자산 시장의 위기
[FTX 파산 쇼크 ③] 루나부터 FTX까지...가상자산 시장의 위기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2.11.26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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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편은 샘 뱅크먼-프리드 FTX 창시자 | 출처: blog.cryptostars.is
왼편은 샘 뱅크먼-프리드 FTX 창시자 | 출처: blog.cryptostars.is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로 인정 받았던 FTX가 파산했다. 계열사인 알라메다 리서치(Alameda Research)와 자체 발행 토큰 FTT를 둘러싼 심각한 재무건전성 문제가 제기된 이후, 일련의 사태를 거치며 시장불안은 겉잡을 수 없이 확대되었고, FTX는 결국 파산신청까지 이르렀다. 전세계 채권자 수만 최소 10만명에서 최대 100만명 가량으로, 그 피해규모가 막대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 'FTX 파산'이 소환한 2022년 5월 '루나 폭락' 사태  

FTX 파산 사태는 사건 양상이나 피해 규모, 파급력 등에 있어 유사한 몇몇 선행 사건들을 소환하고 있다. 지난 5월 발생한 LUNA 대폭락 사태가 대표적이다.

테라폼랩스에서 발행한 암호화폐 테라USD(UST)와 함께, 테라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자매 코인 루나(LUNA)가 하루아침에 대폭락한 사건이다. 투자자 피해액만 50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었으며, 직접적인 피해 이외에도 탈중앙화 금융(DeFi, 디파이) 플랫폼 '셀시우스(Celsius)'와 미국의 대형 헤지펀드 '쓰리애로우즈캐피탈(Three Arrows Capital)'을 파산에 이러게 하는 등 연쇄적으로 대규모 피해를 낳았다.

이 '루나 사태'가 뒤흔들었던 가상자산 시장은 단 6개월 만에 또다시 큰 위기에 직면했다. FTX 파산 사태는 루나 사태보다도 더 큰 파급력과 대규모 연쇄 리스크를 발생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무엇보다, 스테이블 코인 붕괴 가능성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출처: mt.gox
출처: mt.gox

◼︎ 스테이블 코인 붕괴시엔 전통금융까지 위협할 수도...'마운트 곡스 사건'도 소환 

스테이블 코인은 법정화폐의 가치와 코인의 가치가 고정되도록 설계하여, 가격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만들어진 암호화폐를 말한다. 통상 1코인의 가치는 1달러로, 1:1 비율로 가치가 고정되어야 하는데, 그 고정이 깨지는 '디페깅(depegging)' 현상이 지속될 경우 또 다른 연쇄적인 리스크가 발생하게 된다. 

지난 2014년 3월 발생한 일본 마운트 곡스 파산 사태도 FTX 파산 사태와 함께 언급되고 있다. 마운트 곡스(Mt. Gox)는 2010년 설립돼 한때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였던 곳으로, 대규모 해키 사건으로 인해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 

마운트 곡스는 당시 85만 개의 비트코인을 잃어버렸으며, 이는 당시 시가로 4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85만 개의 비트코인 중 75만 개가 거래소 사용자들이 맡긴 비트코인이었으며, 이후 20만 개만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으로 인해 가상화폐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졌으며, 그 여파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에는 2015년 상반기까지 약세장이 이어졌다. 

FTX의 붕괴로 굴지의 가상화폐 거래소가 문을 닫았을 뿐 아니라, 가상자산 시장 전체의 신뢰도가 함께 무너져 내렸다. 그 신뢰를 다시 회복할 때까지는 마운트 곡스 사태 때 못지 않게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며, 가상자산 시장에 미친 여파가 전통금융 시장으로 번지지 않도록 추후 테더 등의 스테이블 코인 가격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트리뷴=문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