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파산 쇼크 ②] FTX는 어떻게 붕괴하게 되었을까?
[FTX 파산 쇼크 ②] FTX는 어떻게 붕괴하게 되었을까?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2.11.2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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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usinessToday
출처: BusinessToday

세계적인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이달 11일(현지시간) 파산했다. '코인계의 워렌 버핏'이란 칭호를 받던 FTX 창시자 샘 뱅크먼-프리드(Sam Bankman-fried)는 파산신청과 동시에 CEO 자리에서 내려왔고, 신임 CEO는 구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 중이다. 지난 2019년 혜성처럼 등장했던 FTX는 어떻게 파산까지 이르렀을까? 

◼︎ 진원지는 '알라메다 리서치'...FTX와 계열사의 수상한 관계 포착

사건의 발단은 FTX 계열사 '알라메다 리서치(Alameda Research)'의 대차대조표에 있었다. 이달 2일 블록체인 전문매체인 코인데스크(CoinDesk) 측은 알라메다 리서치의 자산 중 4분의 1 가량이 FTT인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FTT는 FTX 자체 발행 토큰으로, 알라메다 리서치가 보유한 단일 자산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뿐 아니라, FTT 발행량 중 80%에 달하는 물량이 알라메다 리서치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알라메다 리서치의 부채 중 대부분이 FTT 기반 현금성 자산 대출 형태인 것이 드러났다. 코인데스크 측은 이러한 사실들을 근거로 FTX와 알라메다 리서치 측의 비정상적인 관계성을 지적하고 재무건전성 문제를 제기했다. 

세계 1위 가상화폐 거래소 Binance의 CEO | 출처: Binance
세계 1위 가상화폐 거래소 Binance의 CEO | 출처: Binance

◼︎ FTT 둘러싼 불안 확대...세계 1위 거래소 CEO의 'FTX엑싯' 소식에 불안감 폭발

알라메다가 FTT를 담보로 대규모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FTT가 하락할 경우, FTX 그룹이 연쇄적으로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시장에는 FTX를 둘러싼 불안감이 크게 확대되었고, 여기에 알라메다 리서치 측의 코인벤처 투자 실패 사례까지 알려지면서 시장불안은 증폭되었다.  

이어서 7일, 세계 1위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 CEO 자오창펑(Zhao Chang peng)은 앞선 루나・테라 사태처럼 폭락할 우려를 표하며 결국 보유 중이던 FTT전량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가상화폐 업계 권위자의 'FTX 엑싯'에 시장의 불안감은 폭발했다. FTX 거래소에 가상화폐를 보유 중이던 사람들은 앞다투어 자산을 현금화했다. '뱅크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 유동성 위기 직면한 FTX...바이낸스 측에 인수되는 듯 했지만 결국 '파산' 

이에 FTX 거래소의 현금성자산 준비금은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했고, FTX의 코인 보유량은 지난해 11월 최고치를 찍었던 이래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음날인 8일, FTX는 결국 뱅크런을 이유로 고객 자산 인출 서비스를 중단했고,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바이낸스 측에 도움을 요청했다. 

왼편의 인물은 샘 뱅크먼-프리드 FTX 창시자 | 출처: blog.cryptostars.is
왼편의 인물은 샘 뱅크먼-프리드 FTX 창시자 | 출처: blog.cryptostars.is

9일, 바이낸스의 자오창펑은 사용자를 보호하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구속력이 없는 인수 의향서(LOI)에 서명했다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샘 뱅크먼-프리드 역시 이와 같은 사실에 대해 인정했다. 이에, 언론에서는 바이낸스가 FTX를 인수할 경우 미국의 반독점법을 위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불과 하루 만인 10일, 바이낸스 측은 FTX 실사와 고객 자금 관리 문제, 미 규제기관의 조사 의혹 등을 이유로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인수 철회를 알렸다. 같은 날 FTT 값은 전날 대비 55% 가량 급락했고, 그 여파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 역시 떨어졌다.

11일, FTX는 미국 파산법 11조에 따라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한편, 블룸버그(Bloomberg)를 포함한 외신에 따르면, 파산 신청 직후 FTX가 보유 중이던 한화 8700억원 이상의 가상화폐가 사라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FTX는 알라메다 리서치의 자금 조달을 위해 고객 자산을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를 비롯한 미국 규제당국은  정황 파악을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해졌다.

 

[비즈트리뷴=문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