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김종혁 비대위원 "슬리퍼 기자, 기자는 깽패가 아니지않나" 
[여의도+] 김종혁 비대위원 "슬리퍼 기자, 기자는 깽패가 아니지않나" 
  • 김려흔 기자
  • 승인 2022.11.19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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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 된 MBC 기자의 모습ㅣ김종혁 위원 페이스북

최근 '품격'의 정치가 실종됐다고 한다. 저질성 언어가 여의도 정가에 넘쳐나기 때문이다. 그 사례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번에는 '기자의 품격'이 정치권과 언론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중앙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김종혁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회견에서 '슬리퍼를 신고나와 고성을 지른' MBC기자를 향해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라'고 충고했다. 기자의 품격은 잃지말라는 선배 언론인으로서의 주문이기도 하다. 

김 위원은 19일 페이스북에  "대통령 도어스테핑 때 대통령 뒤통수에 대고 소리지르고 비서관과 고성으로 싸운 MBC 이모 기자는 대통령이 얘기할 때 팔짱을 끼고 슬리퍼 차림이었다. 팔짱이야 잘 안 보이는 뒤쪽에 있으니 낄 수 있지만 슬리퍼를 신고 온 건 뭐라 해야 할까.  공식 자리에는 그에 걸맞은 복장, 이른바 '드레스코드'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건 너무 무례한 거 아닌가"라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관련사진을 게재했다. 

김 위원은 "대통령이 아니라 남대문 지게꾼하고 만나도 슬리퍼를 신고 나갈 수는 없다. 그건 인간에 대한, 취재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닌가"라며 "팔짱 끼고 슬리퍼 신고 회견장에 서 있는 모습은 기자라기보다 주총장 망가뜨릴 기회를 찾고 있는 총회꾼 같아 씁쓸하다.  기자는 깡패가 아니어야 하지 않는가"라고 적었다. 김 위원은 "언론자유는 반드시 존중돼야 하지만 기자 이전에 인간으로서의 예의도 한번 생각해 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아침 도어스테핑 회견에서 MBC 전용기 탑승 불허 조치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MBC가 국가안보의 핵심축인 동맹 관계를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는 악의적 행태를 보였다. 대통령의 헌법수호 책임의 일환으로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자 대통령실 담담기자인 MBC 이 모 기자는 고성으로 "MBC가 무엇을 악의적으로 했다는 것이냐"고 질문을 퍼부었다. 이후 이 모기자는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과 설전을 주고받았다. 

김예령기자(왼쪽)의 모습 ㅣ YTN방송 갈무리

문재인 정부시절에는 당시 문대통령을 향해 '용감하게' 질문을 던진 경기방송 여기자(김예령기자)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당시에는 '드레스코드'가 문제가 아니라, 질문내용이 다소 예의가 없는 게 아니냐는 이유로 이른바 친문진영으로부터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2019년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김 기자는 "여론이 굉장히 냉랭하다는 것을 대통령께서 알고 계실것이다. 현실 경제가 얼어붙어있고, 국민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그런데도 현 (정책)기조를 바꾸지 않으려는 이유에 대해 알고싶고,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좀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다."고 질문했다.

당시 대다수 언론사의 데스크들이나 기자들 사이에는 (김기자가) 예의를 갖추면서도 주눅들지않고 당당하게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핵심을 찌르는 질문이었다는 게 중론이었다. 질문을 하지 못하는자는 기자가 아니라는 것은 언론계의 상식이다. 다만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야한다는 전제조건은 따라붙는다.  

[비즈트리뷴=김려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