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지주사 부도위험 지표 3배 올라… 왜?
국내 금융지주사 부도위험 지표 3배 올라… 왜?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2.11.08 1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분기 사상 최대 수익을 거둔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부도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다 레고랜드 사태에 이어 흥국생명이 해외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면서 국내 금융시장 신뢰도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의 CDS프리미엄 평균은 75bp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22bp)과 비교하면 무려 3배 넘게 상승한 수준이다.

하나금융지주 CDS프리미엄이 지난해 말 22bp에서 지난 4일 77bp로 올랐고, KB금융이 22bp에서 75bp로, 우리금융이 22bp에서 77bp로 각각 상승했다. 신한금융의 CDS프리미엄은 24bp에서 73bp로 뛰었다.

각 사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지난 4일 기준 CDS프리미엄은 2017년 말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CDS는 채권 발행 국가나 기업이 부도날 경우 손실을 보상해주는 일종의 보험 성격의 금융파생상품이다. 손해보험에 가입할 때 사고 발생 확률이 높을수록 보험료가 오르는 것처럼 채권 발행 기관이나 국가의 신용위험도가 높아질수록 CDS프리미엄은 오르고 낮으면 떨어진다.

국내금융지주 CDS프리미엄은 올해 상반기 50bp대로 상승했다가 8월 30bp대로 떨어졌지만, 9월 다시 40bp대로 올라온 뒤 본격적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13조8544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개별 금융지주별로도 3분기 누적 수익이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사상 최대 수익 달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지주의 부도 위험이 높아진 것은 한은의 기준금리를 꾸준히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급격히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시중은행 차주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이것이 금융지주 CDS프리미엄에 반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지난 9월 레고랜드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가 벌어진 데 이어, 최근에는 흥국생명이 달러화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면서 국내 금융시장 신뢰도가 추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