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스위스 2대 금융, '크레디트스위스'에 무슨 일이? ②
[이슈+] 스위스 2대 금융, '크레디트스위스'에 무슨 일이? ②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2.11.0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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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F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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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굴지의 투자은행으로 알려진 크레디트스위스(Credit Suisse)를 둘러싼 소문이 흉흉하다. 스위스 2대 금융기관이자 유서 깊은 투자은행의 파산설이 나돌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이를 글로벌 금융시장에 닥친 재앙의 전조로보고 있다.

지난달 초, 울리히 쾨르너(Ulrich Körner) CS 최고경영자(CEO)가 임직원들에게 ‘자사의 재무건전성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알리는 내부 메모가 유출되면서, 반대로 CS의 재무건전성 불안과 신용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어째서 울리히 쾨르너는 자사의 재무건전성을 역설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으며, 그의 그러한 메시지는 어떻게 CS의 위기에 대한 방증이 된 것일까? 그 해답은 최근 몇 년 사이 CS의 명성을 더럽힌 일련의 스캔들 속에 있다. 

◼️ 줄줄이 새는 인력…마약 조직 ‘돈세탁 기구’ 전락 오명까지

지난달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Bloomberg)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근래들어 CS 아시아 지역 임직원들이 연이어 퇴사했다. 특히 홍콩에서는 지난 9월부터 프라이빗 뱅커(PB) 최소 7명이 CS를 떠났다. 이들은 모두 CS가 예고했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앞두고 회사를 나갔다. 경쟁업체들은 CS에서이탈한 고급 인력들을 경쟁적으로 영입하고 나섰다.

CS의 인사 관리는 2020년도에 이미 문제된 바 있다. 당해 2월, 당시 CEO가 사립탐정을 고용하여, 경쟁사인 UBS로 이적하려던 자산관리 분야 임원을미행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또한, CS는 마약 밀매 조직의 돈세탁 기구로 전락하면서 또 한번의 불명예를겪기도 했다. 지난 6월 말, CS는 지난 2007년 7월부터 2008년 12월까지불가리아의 마약 밀매 조직의 돈세탁을 방조한 혐의가 인정되어 200만스위스프랑(한화 약 27억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항소 의지를 밝혔지만, CS를 둘러싼 잡음이 안팎으로 끊이지 않은 상태에서 받은 유죄 선고는 직격타로 작용했다.

출처: Kaohoon International
출처: Kaohoon International

2010년 초부터 고액 자산가들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이던 전 CS 직원이2018년 5년 징역형을 선고 받은 뒤, 2020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도 있었다. 

◼️ 아케고스 사태 및 그린실 투자 실패로 막대한 손해… "리스크 고조"

무엇보다, 무려 16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투자은행을 흔들리게 만든 것은 연이은 투자 실패였다. 지난해 CS는 미국인 투자자 빌 황(Bill Hwang)이 운영하던 아케고스캐피털(Archegos Capital)에 투자해 44억 스위스프랑(당시기준 한화 약 5조 3,000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봤다. 이는 1년치 이익과 맞먹는 수준이며,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 실패였다.

그보다 앞선 시점에는 그린실(Greensill) 투자 실패로 큰 타격을 입었다. 그린실은 지난 2011년 설립된 영국 금융 스타트업으로, 기업에 제공한 단기자금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증권을 발행 및 판매해왔다.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Softbank Group)이 투자한 기업으로 잘 알려졌으며, CS 역시 100억 달러 규모의 펀드 투자를 진행했다가 회수했다. 결국 2021년 3월, 그린실은 파산했고, 그 과정에서 CS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여기에 더해, 근래 글로벌 금융시장의 금리 인상 기조와 영국 파운드 쇼크 등이 겹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금융계의 반응은 ‘크레디트스위스의 재정건전성은 나쁘지 않으며, 일각의 우려가 과하다’는 쪽과 ‘붕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최악의 경우 금융위기발발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양분되고 있다. 다만, CS를 둘러싼리스크 자체가 고조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인정되고 있다. 

 

[비즈트리뷴=문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