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시험대 오른 시진핑의 '녹색 중국' ③
[기후+] 시험대 오른 시진핑의 '녹색 중국' ③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2.11.04 1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처: phys.org
출처: phys.org

 전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정치 투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맑은 하늘'로 대표되는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환경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 

시진핑 주석은 환경문제가 최고조에 달했던 2012년 중국 공산당 총서기를 맡은 뒤, 이듬해 주석 자리에 올라 강력한 환경 규제를 도입했다. 그 결과, 한때 야외 대기가 공항흡연 라운지 수준일 정도로 대기오염이 심각했던 북경은 단 8년여만에 크게 변화했다. 

◼️ 환경규제는 ‘양날의 검’…시진핑 국제적 입지 마련에 도움

중국 정부는 환경규제로 인해 경제활동이 일면 위축될 위험이 있었으나, 반대로 경제적으로나 외교적으로 수혜를 입기도 했다. 중국 기업들은 태양광 패널이나 대용량 배터리, 전기차 생산을 독점하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2015년 시진핑은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당시 미국 대통령을만나 합의를 도출해내면서 파리기후협약의 초석을 마련했고, 이를 통해 국제적 입지를다지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미국 대통령에 의해 미국이 파리기후협약이 파기한 이후에도, 중국은 2060년까지 탄소배출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더욱 완강히 밀어붙였다.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기후 아젠다를 이끌어 갈 리더 자리에 등극할 기회로 삼은 것이다. 

출처: PBS.org
출처: PBS.org

◼️ 천문학적 금액의 ‘녹색 채권’ 발행…여러 우려도 잇따라

중국은 ‘녹색 중국’으로의 전환을 위해 ‘녹색 채권’에 의지해 왔다. 2015년 이래 중국에서는 3천억 달러(한화 약 425조7,000억 원) 이상의 녹색 채권을 발행했으며, 이를 통해 조성된 자금은 청정에너지 개발 및 에너지효율화 건물 조성을 의해 쓰였다. 

그러나 시진핑 정부의 야심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블룸버그(Bloomberg)에 따르면, 중국 기후특사 셰전화(解振华)는 중국의 탄소배출 저감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18조 달러(한화 약 2경 5,542조 원) 이상 필요하다고언급했다. 당국은 빠르게 성장한 자국의 녹색 채권 시장에 국제적 기준을 도입할 방안을 찾고 있는 한편, 그린워싱과 함께 녹색 채권으로 조성된 자금이 정확히 어디에 쓰이는 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출처: phys.org
출처: phys.org

◼️ 미국이나 유럽보다 빠른 변화…과학자들은 여전히 ‘부족하다’ 지적 

다른 한편, 중국은 미국이나 유럽이 탈탄소화를 실현해가는 속도에 비하면 매우 빠른속도로 변화 중임에도 불구하고, 기후과학자들이 최악의 기후변화 사태를 피하기 위해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하는 변화 속도에는 못 미치고 있다. 

상해 푸단대학교 녹색금융및개발센터장인 크리스토프 네도필(Christoph Nedophil)은 “세계 최대 오염 배출국으로서 중국은 기후변화 피해국들로부터 가해져 오는 점점더 큰 압박에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 팬데믹부터 국제 유가 급등까지…정체된 성장 속 장벽 마주친 ‘녹색 중국’

지난 몇 년 사이, 시진핑 정부의 기후 아젠다는 많은 장벽에 부딪쳐 왔다. 연이은 전력부족 사태가 발생하면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 시급했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고, 석탄발전을 반드시 빠르고 과감하게 줄여야 한다는 학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급등으로 인해 에너지 안정성이 최우선 순위가 되자 석탄발전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늘어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여전히 코로나 제로 정책을 고수하면서 도시 봉쇄가 빈번히 이루어지고부동산 위기까지 고조되면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은 크게 주춤하고 있다. 이에 중국정부는 경기부양 지출을 통해, 철강이나 시멘트와 같이 다량의 탄소를 배출하는 산업들을 구제하려 한다.

[비즈트리뷴=문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