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카카오의 '허점'과 독과점
[기자수첩] 카카오의 '허점'과 독과점
  • 김려흔 기자
  • 승인 2022.10.1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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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려흔 기자
김려흔 기자

"전쟁나면 가장먼저 카카오 공격해서 소통막겠네"

시쳇말로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지난 15일 오후 온 국민들의 일상에 심각한 지장을 주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성남시 판교 소재 SK C&C 데이터센터(IDC) 건물에서 소방 인력 60여명, 소방차 20여대가 출동하는 규모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후 카카오에서 서비스하는 대부분의 서비스들이 오류가 나면서 대한민국 사회는 일시 멈춰서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다.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은 지금의 카카오를 견인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 만큼 국민들의 일상 가까이에,  깊숙히 스며들어있었다. 이제 카카오톡 없는 소통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카카오 역시 이런 점을 모를리 없다.  

카카오톡을 무기삼아 여러 혁신(?)들을 이뤄냈다. 카카오가 연계하는 사업들은 대부분 카카오톡과 연결되어 있다.  

어디 카카오 뿐인가. 수많은 플랫폼과 어플 서비스 등 대다수가 카카오톡과 연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카카오톡 로그인' 기능은 우리나라 대표 포털인 네이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통해 카카오의 허점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초대형 서비스 오류가 발생한 지 3일째다. 아직도 일부만 복원됐을뿐이다. 주말이 지나고 업무가 시작된 월요일임에도 여러 기업과 직장인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 

이런 카카오의 빈틈에 대한 위기징후, 위험 경고는 이미 전조를 드러냈다. 특히 지난 5월과 7월, 그리고 지난 4일 서비스 장애로 전조 증상이 있었으나 카카오 측은 '단순 오류'라며 외부 시선만 따돌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카카오 내부 개발자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하자 주말내내 줄줄이 호출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라벨을 금과옥조로 삼는 회사분위기를 감안해보면 이례적인 일이다. 실제 카카오 내부 개발자들의 지난 주말 대화의 주된 내용이 "너 불려갔어?"였다고 한다. 특히, 사태원인을 파악해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끊임없이 '누구의 책임인가'를 찾기위해 '부르고 불려가고'를 반복했다는 후문이다. 카카오가 대외적으로 혁신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경영은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문화를 답습하고 있음을 엿보는 대목이다. 

카카오가 국민들에게 약속한 복구 약속은 지연되고 있다. 카카오의 '빈틈'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며 국민들의 원성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독과점시장에대한 철저한 조사를 예고했다. 결국 국민 일상과 직결된 시장을 특정기업에 몰아준 결과가 아니냐는 자성론이 제기되고 있다. 

특정기업의 독과점이 국민 일상을 무너뜨리는 일이 재발되어서는 안된다.   

[비즈트리뷴=김려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