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프랑스 와인산업이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법 ②
[기후+] 프랑스 와인산업이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법 ②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2.08.28 0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처: francetv.space
출처: francetv.space

세계에 닥친 기후위기는 프랑스 와인산업에도 직접적인 위기를 몰고 왔다. 늦서리와 우박, 반복되는 혹서, 기록적인 가뭄 등으로 인해 프랑스 포도밭이 큰 피해를 입고 있으며, 프랑스 와인 업계는 다양한 기술을 통해 현재 닥친 어려운 현실에 적응해나가려 한다.

◼︎ 전례 없는 더위・폭우 등으로 고사하는 포도나무..."30년 전보다 3주 빨라진 수확"

프랑스 와인 업계가 기후변화로 위기를 맞은 건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서리가 내린 직후인 봄에 전례 없는 더위가 닥치면서 상당수의 포도나무가 고사하였다. 그 이후에는 폭우로 인해 나무를 부식시키는 흰곰팡이와 같은 질병이 돌았다. 

그보다 앞선 해인 2020년도에는 전례 없는 봄철 더위로 때이른 수확을 해야만 했다. 기후변화가 불러온 기상 이변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30년 전에 비해 프랑스 포도 수확은 평균적으로 3주 가량 더 빨라졌다. 이러한 변화들은 경제적인 손실뿐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큰 손실을 낳고 있다. 2021년 기준 프랑스의 와인 및 증류주 수출규모는 155억 유로(한화 약 20조 5,594억 원)에 달했다.

이에 프랑스 와인 업계는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그 일환으로 지난해 8월에는 포도산지를 보호하기 위한 국가 전략을 수립했다.

출처: francetv.space
출처: francetv.space

◼︎ 잊혀진 종들로 향하는 관심...교배종, 토양 유전자 조작 등 다양한 실험 진행

프랑스 농업연구소 INRAE의 와인재배 전문가 나탈리 올라트(Nathalie Ollat)는 “엄청나게 다양한 포도 종에서 답을 구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프랑스에는 대략 400개의 포도 종이 있는데, 그 중 3분의 1 정도만 쓰이고 있다. 나머지 대부분의 종들이 어떤 면에서 수익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어 잊혀졌다"라고 설명한다.

덧붙여, 나탈리 올라트는 "특히 산지에서 재배되는 종들 중에는 천천히 성장하고 가뭄에 특히 강한 종들이 있다"라며, 그동안 잊혀졌던 포도 종들 중 새로운 기상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종들이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편, 포도 종간의 교배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리나 가뭄에 더 강한 종으로 유전자를 조작하여 새로운 교배종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나탈리 올라트에 따르면, 이 분야는 비용 때문에 아직까지 제대로 연구되지 않은 상태다.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실험이 펼쳐지고 있다. 적은 물로도 재배가 가능하도록 토양의 농도를 조작하기도 하고, 관개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폐수를 정화하는 기술을 연구 중인 곳도 있다. 포도나무 주변에 나무를 심어 햇빛을 가리는 방법을 시도하기도 한다. 한 포도원에서는 포도나무 위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동시에 포도로 향하는 햇빛을 가리는 방식을 실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