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파업] 협상 큰 진전...막판변수 "손해배상 청구여부" 
[대우조선 파업] 협상 큰 진전...막판변수 "손해배상 청구여부" 
  • 하영건 기자
  • 승인 2022.07.21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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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하청노동자들이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하청지회의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독(dock·배를 만드는 작업장) 불법 점거 사태는 21일 50일째 이어지고 있다. ㅣ뉴스1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하청노동자들이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하청지회의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독(dock·배를 만드는 작업장) 불법 점거 사태는 21일 50일째 이어지고 있다. ㅣ뉴스1

대우조선해양의 파업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의 노사협상 이견으로 촉발된 이번 파업사태의 최대 쟁점인 임금인상률에 대해 접점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50일간의 파업으로 인한 손해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지말라는 전제조건이 협상테이블에 오르면서 진통은 거듭될 것으로 관측된다. 

■임금인상률 타협점 찾아

21일 조선업계와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는 대우조선 사내협력사협의회(협력업체측)가 제시한 임금 4.5% 인상안을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하청지회는 30%의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협상과정에서 돌출변수가 등장했다. 하청지회가 지난 50일간의 파업으로 인한 손해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지말 것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진과 일부 협력사들은 손해배상 소를 제기하지않을경우  '업무상 배임'이라는 소송에 직면할 수 있어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금속노조 탈퇴 찬반투표

대우조선해양 원청 노조인 대우조선지회의 금속노조 탈퇴 여부는 이번 파업사태의 또다른 관심사다. 

대우조선지회는 하청노조 파업 장기화로 잔업 및 특근 축소, 근무시간 단축 등 임금 손실 크고 회사의 재정적 손해까지 불어나 노사 양측 모두 타격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와중에 금속노조가 조선하청지회의 편을 들면서 대우조선지회 조합원의 피해에는 관심이 없어 굳이 금속노조 가입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 탈퇴여부는 묻는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조합원은 4720여명인데, 과반이 투표해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금속노조 탈퇴가 결정된다. 탈퇴가 확정되면 대우조선지회는 금속노조 가입 약 4년 만에 다시 기업형 노조가 된다. 

만약 대우조선지회가 탈퇴할 시 금속노조에 남고 싶은 조합원과 기업형 노조 가입자가 분리돼 복수노조 체제로 운영될 거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면 매각 문제에 있어 금속노조나 민주노총 같은 거대 단체의 지원은 물론 임단협도 투트랙으로 진행돼 노사 양측의 부담만 늘어난다. 투표 결과는 22일 오후에 나온다.

■정부 vs. 노동계, "공권력 투입여부" 촉각   

최악의 경우 '공권력 투입카드'을 예고한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 사태와 관련, "빨리 불법행위를 풀고 정상화시키는 게 국민 모두가 바라는 것이고, 그렇게 하는 것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집무실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대우조선 하청노조 파업이 장기화할 조짐인데 어떻게 보고 계신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정부의 입장에 대해 노동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는 21일 대우조선 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하면 정권 퇴진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경고했다. 민주노총은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이 장기화한 것은 전적으로 정부 책임"이라며 "대우조선과 산업은행이 책임을 방기하여 사태가 장기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기다리는 게 아니라 책임 있게 나서는 것"이라며 "정부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공권력 투입을 준비하는 건 절박한 생존 위기에 몰린 노동자를 적대하고 생존권을 짓밟겠다는 것"이라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의 투쟁을 폭력으로 짓밟는다면 이는 정부와 노동자의 전면 대결 신호탄이 될 것이다"고 목소리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