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호주, 배달기사에 '산재 인정'···판결 여파는?
[공유경제] 호주, 배달기사에 '산재 인정'···판결 여파는?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2.07.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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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CMP
출처: SCMP

배달 업무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딜리버리 앱 '헝그리판다'의 배달기사 유가족이 뉴사우스웨일스주 근로자 보상안에 따라 80만 호주달러(한화 약 7억 원)의 보상금을 받게 되었다. 이로써 현지 노동조합 측은 최초로 긱 이코노미 근로자가 고용인으로 인정받은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뉴사우스웨일스주, "긱 이코노미 노동자 고용인으로 인정, 산재 보상 지급해야" 

헝그리판다의 배달기사 천 시아오준(Xiaojun Chen)은 향년 43세의 나이로 2020년 9월 29일 시드니 외곽의 젯랜드(Zetland)에서 헝그리판다 기사로서 이륜차를 타고 배달하던 중 버스에 치여 사망했다. 

지난달 말, 신체적 상해 위원회(Personal Injury Commission) 측은 해당 배달기사가 헝그리판다와 고용관계를 맺고 업무를 하던 도중 상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호주 정부에서 운영하는 산재보험 관리 기관 아이케어(iCare)의 보험 대리기관인 고용상호회(EML) 측 역시 해당 기사가 사망 당시 헝그리판다의 고용인이었다는 사실에 동의했다. 이와 관련해 교통노동조합(TWU) 측은 근로자의 보상과 관련하여 긱 이코노미 노동자가 고용인으로 인정받은 첫 사례라고 설명한다. 

뉴사우스웨일스주의 근로자 보상안에 따르면, 산업재해로 인해 사망한 고용인의 가족에게는 일시불로 83만 4천 호주달러(한화 약 7억 3,792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받을 자격이 주어지며, 사망인의 자녀에게는 16세가 될 때까지 각각 매주 149.30호주달러(한화 약 13만 2,100원)가 지급된다. 사망한 배달기사에게는 아내와 두 명의 자녀, 75세의 아버지가 있었다.

음식배달 서비스 볼트 푸드(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 출처: Techabal
음식배달 서비스 볼트 푸드(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 출처: Techabal

◼︎ 긱 이코노미 노동자 고용 인정 첫발...업계 파장 있을 것으로 예상

통상 긱 이코노미 노동자는 고용인이 아닌 독립계약자로 인정되기 때문에 노동자나 노동자의 가족은 이와 같은 보상을 지급받지 못할 뿐 아니라, 연례 휴가나 병가와 같은 노동자로서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한다. 

배달기사의 아내 리홍 웨이(Lihong Wei)는 이번과 같은 결정이 "모든 음식배달 기사들에게 경의와 인정의 의미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TWU 측은 사고가 일어난 지 2년 만에 정의가 실현되어 유가족에게 전달되었다며, "어떠한 가족도 산업 현장에서 가족을 잃는 슬픔을 겪어서는 안된다. 그 어떠한 보상도 진실로 시아오준의 유가족들의 마음을 달랠 수는 없지만, 이번 판결이 그동안 잘못되어 있던 것들을 바로잡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라며 입장을 밝혔다. 

다른 한편, 긱 이코노미 노동자를 고용인으로 인정, 긱 이코노미 업무 도중 사망한 배달기사의 유가족에게 산재 보상금을 지급하라는 이번 결정은 앞으로 긱 이코노미 업계 전반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