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로마 애물단지로 전락한 공유킥보드, 왜? ②
[공유+] 로마 애물단지로 전락한 공유킥보드, 왜? ②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2.06.29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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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CNN
출처: CNN

◼︎ 로마시, "내년부터 공유킥보드 대수 제한 및 면허 제한...'라스트 마일' 의미 살릴 것"

공유킥보드가 시민들의 교통안전, 특히 장애인과 노약자의 안전을 크게 위협한다는 점에는 로마 시청 측도 공감하고 있다. 로마시청 교통관리부 측은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2023년 1월 1일부터 허가하는 공유킥보드 대수를 단 9,000대로 제한하고, 공유킥보드 사업 면허를 단 3곳에만 내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로마시 측은 허가된 공유킥보드의 일정 비율을 도심이 아닌 주변지역에 할당하여,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로서의 의의를 살릴 계획이다. 

한편, 공유킥보드는 보행자를 위협하는 것뿐 아니라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로마시청 측은 "도시의 중심부는 유네스코(UNESCO)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유서 깊은 지역으로 물리적으로 굉장히 취약한 만큼 잘 돌볼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 이탈리아 공유모빌리티 협회 측, "지적되는 문제들, 현실과 거리 멀어"

다른 한편, 이탈리아 공유모빌리티 거래협회 측에 따르면, 전동킥보드와 관련 있는 사고는 킥보드 1만 대당 44건으로 드물며, 심각한 사고의 경우 대부분 개인 소유 킥보드에 한정되어 있다. 협회 측은 "최근 (공유킥보드와 관련하여) 경종을 울린다는 내용들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라며, "무엇보다, 다른 유럽 수도에서도 공유킥보드는 잘 이용되고 있다"라고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다만, 협회 측은 몇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킥보드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추가로 확보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출처: wantedinrome
출처: wantedinrome

◼︎ 애물단지로 전락한 공유킥보드? 주요 문제는 '이용문화'에 있다 

이에 반해, 시청 측은 또 다른 문제점으로 공유킥보드 이용문화를 짚었다. 

지난 6월, 두 명의 미국인이 로마의 명소 중 하나인 스페인 계단(Spanish Steps)에 공유킥보드를 던져 약 800유로(한화 약 108만 원)의 벌금이 부과되었다. 당시 이들의 행위로 인해 스페인 계단 대리석이 파손되면서 대략 2만 6천 유로(한화 약 3,520만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보도 위에서는 운행이 금지되어 있고, 탑승 인원은 1인으로 제한돼 있으나 이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 또한, 이용자는 18세 이상으로 제한되며, 로마시 측이 공유킥보드 기업 측에 헬멧 제공을 강제할 수 없기 때문에 헬멧을 쓰는 인원이 극히 적다. 

이와 같은 문제점들이 자주 포착되고 있으나, 여러 가지 현실적인 제약과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관련 법안으로 인해 해결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