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싱가포르 때이른 뎅기열, 기후위기의 징조?
[기후+] 싱가포르 때이른 뎅기열, 기후위기의 징조?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2.06.09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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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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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빨리 발병한 뎅기열로 싱가포르에 비상이 걸렸다. 본격적인 여름에 돌입하지 않은 현 시점에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더 많은 발병 건수가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 예년보다 훨씬 빨리 퍼진 뎅기열...기후변화가 유발한 이상기후 때문?

7일(현지시각) CNN의 보도에 따르면, 6월 이전까지의 싱가포르 내 뎅기열 발병 건수는 1만 1천 건을 돌파하여, 지난 한 해 기록인 5,258건을 배로 뛰어넘었다. 통상 뎅기열 유행시기는 6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뎅기열은 고열, 극심한 두통, 근육통 등 독감 증상과 유사한 증상을 유발하는 질병으로 심할 경우 출혈이나 호흡곤란, 장기 훼손 등을 유발할 수 있고, 경과가 나쁠 경우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싱가포르 정부 측은 뎅기열 발병 건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정부 차원의 대처가 필요한 위급 단계에 이르렀다고 파악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이 전례 없이 빠른 뎅기열의 확산세는 이상기후로 인해 악화된 것이며, 비단 싱가포르뿐 아니라 나머지 세계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설명한다. 특히, 빈번해진 고온의 날씨와 폭우를 경험한 국가들의 경우 모기가 번식하고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좋은 조건이 조성되므로 반드시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출처: medin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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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배 더 빠르게 더워지는 동남아...WHO, "뎅기열 새로운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 

싱가포르 기상청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기온은 나머지 국가들에 비해 2배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탄소배출이 현 수준으로 지속될 경우, 2100년경 싱가포르의 일일 최고 기온은 섭씨 37도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달 싱가포르는 매우 습한 가운데, 36.7℃로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또한, 싱가포르는 지난 10년간 급격히 더워졌으며, 50년 전에 비하면 더운 날이 12일 더 지속되고 열대야가 12일 더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1월 발표한 세계 뎅기열 보고서를 통해, "뎅기열은 현재 100개 이상 국가에서 풍토병이 되었으며, 지난 50년 동안 발병건수가 30배 늘었다"라며, "뎅기열이 새로운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영역을 확대하고 있을 뿐 아니라, 폭발적으로 발병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출처: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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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필리핀서 대유행한 뎅기열...아프가니스탄에서도 최초로 보고돼

WHO측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전세계적으로 뎅기열 발병 건수는 총 520만 건을 기록하였고, 아시아에서는 뎅기열로 인해 수천명이 사망했다. 특히 필리핀에서는 내부적으로 뎅기열을 '대유행(epidemic)'으로 선언하였으며, 뎅기열로 인해 수백명이 사망하고 수백만명이 위험에 처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뎅기열로 인해 의료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뎅기열 발병이 보고되었다. 싱가포르에서는 수십년 동안 뎅기열이 대유행하였으며, 2020년 총 3만 5,315건의 발병이 보고되고 28명이 사망하면서 뎅기열과 관련하여 사상 최악의 한 해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달 28일 기준, 총 11,670건의 발병이 보고되었고, 그 중 사망자는 단 한 명에 그쳤으나, 발병 건수 중 10% 가량이 입원을 요하고 있어, 당국은 주의깊게 추이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