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방선거] 김포공항이전...최대이슈 부상
[6·1지방선거] 김포공항이전...최대이슈 부상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2.05.3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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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국제공항 ㅣ 한국공항공사
김포국제공항 ㅣ 한국공항공사

'김포공항 이전'공약이 지방선거 막판 최대 이슈로 등장했다. 이 공약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 꺼내든 카드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위원장은 지난 29일 "김포공항이 다 김포 땅인 줄 아는데 계양구 땅이 활주로에 포함돼 있다. 소음과 저개발의 원인인 김포공항을 이전해 계양과 인천, 수도권 서부 발전을 완성하겠다"고 주장했다. 경기지사에 출마한 가용석 후보가 내놓은 수원공항 이전 공약을 연상케하는 공약이다. 민주당 송영길후보는 "김포공항 자리에 제2의 강남을 만들겠다"고 거들고 나섰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으로 관광객이 줄면 제주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공약 철회를 요청했다.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지난 대선 때도 공약 채택 여부가 논의됐지만, 민주당의 내부반대로 무산된 사안으로 알려져있다. 김포공항 주변 지역의 소음피해와 고도 제한으로 인한 재산권 침해 등은 이 지역의 오랜 민원이었다. 730만㎡에 달하는 김포공항 부지에 대규모 주택 개발사업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이슈가 거론된 이유다. 그러나 서울 도심 접근성이 뛰어나고 출입국 동선이 짧은 김포공항은 제주를 비롯한 국내 주요 도시와 일본, 중국을 연결하는 비즈니스 중심 공항으로서 대체 불가능한 기능을 하고 있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슬롯(시간당 최대 이착륙 횟수)을 획기적으로 늘리지 않는 이상 인천공항에서 제주로 가는 국내선을 처리할 여력이 없어 (두 공항의 통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한다. 특히 국토교통부는 민주당이 여당이던 지난해 말 3조원을 들여 김포공항 일대에 도심항공교통(UAM) 이착륙장을 만들고, 항공 관련 업무ㆍ교육시설과 모빌리티 혁신사업 시설을 조성하는 내용의 도시재생뉴딜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김포공항이 없어지면 이 계획도 모두 원점으로 돌아가게된다. 

여야 공방

국민의힘에서는 이재명 위원장의 즉흥적 공약으로 제주도 산업이 위축될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갈라치기에 나서고 있다고 응수하면서도 당내 일각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등 다소 엇박자를 내고있다. 

국민의힘은 29일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 대한 집중 공세를 이어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선대위 대전 현장회의에서 "이재명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을 공약으로 제시하며 수직 이착륙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대형 여객기의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고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며 "지난 대선 때 기축통화를 운운하던 경제적 허언증이 이제는 교통 분야로 전파됐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이날 제주도로 향해 '김포공항 이전 폐지 규탄 서명 운동'을 벌였다. 김 위원장은 이 후보를 겨냥, "심지어 대선 때는 김포공항이 서울시 강서구의 자산이라고 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몇 달 만에 인천 계양에서 김포공항을 없애겠다고 발언했다"며 '말 바꾸기'를 지적했다.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도 페이스북에서 "김포공항이 없어지면 피해는 제주만 보는 것이 아니다. 부산도 직격탄을 맞는다"라며 가세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 공세 차단에 주력했다. 이재명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갈라치기 조작선동을 그만하고 근거에 의한 논쟁으로 문제 해결에 접근하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은 고속전철로 10여분 거리다. 김포공항 대신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제주 관광에 악영향이라니 대체 무슨 해괴한 말인가"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이번 공약을 비판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 "철부지 악당의 생떼 선동에 넘어갈 국민들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 제주도당측은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논란이 이어되자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중앙당 공약은 아니다. 한 개 지역에서 결정할 일이 아니며 차차 판단할 일"이라며 전날에 이어 선을 그었다. 송영길 후보도 기자회견에서 김포공항 이전 공약의 취지를 재차 강조하면서도 "제주도민과의 합의 없이는 추진될 수 없다"고 했다. 송 후보는 또 제주도 관광활성화 방안과 관련, "해저터널로 KTX 제주노선을 연결해 서울역, 용산역, 창동역, 청량리역, 수서역 어디서든 제주까지 2시간 고속철을 이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주 해저터널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했던 국책사업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