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바이든 독대한 정의선..."美에 총 105억달러 투자"
[한미정상회담] 바이든 독대한 정의선..."美에 총 105억달러 투자"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2.05.2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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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5월 22일 오전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환담을 가진 후 국내외 언론을 대상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ㅣ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5월 22일 오전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환담을 가진 후 국내외 언론을 대상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ㅣ 현대자동차그룹

2박 3일에 걸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마무리됐다. 방한 후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반도체 공장을 찾은 바이든 대통령은 마지막 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단독 면담을 가지며 과거 정상들과 달리 경제 행보에 집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총 105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관련 수혜주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그룹, 2025년까지 美에 50억달러 추가 투자

정의선 회장은 지난 22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총 50분가량 면담을 진행했다. 당초 10여 분 정도로 예정돼있던 이번 만남은 국내외 언론을 대상으로 한 영어 연설과 추가 환담 등으로 이어지며 길어졌다.

정 회장은 이날 연설을 통해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2025년까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등 미래 먹거리에 50억달러(약 6조3000억원)를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차그룹은 지난 40여 년 동안 미국에 1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자랑스러운 미국의 '기업시민'이 됐다"며, "짧은 시간 안에 멀리 왔고 성공적인 결과를 냈지만 이제 미래를 생각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미국 조지아주에 55억달러(약 6조9700억원)를 투자해 연간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 모듈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이같은 투자를 통해 미국의 고객에게 혁신적인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글로벌 탄소중립 노력에 기여할 것"이라며, "2030년까지 전체 자동차 판매의 40~50%를 친환경차(ZEV)로 만들겠다는 바이든 정부의 목표 달성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방한 기간 중 바이든 대통령과 단독으로 면담하고 투자 계획까지 발표한 기업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대차그룹의 투자 결정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투자로 대규모 고용 창출 등에 따른 제조업 부흥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대차그룹의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투자를 통해 8000명 이상의 고용이 창출될 것이다. 이런 투자를 통해 미국 국민과 근로자들에게 더 많은 경제적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며, "이는 미국 정부의 제조업 부흥 정책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이런 투자에 보답하기 위해 절대 실망시키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한국에서 지난 이틀 동안 한·미간 굳건한 동맹과 양국간 경제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화답했다.

■ 증권가 "미국 현지 생산체제 갖춘 기업 수혜 전망"

현대차그룹이 미래 먹거리 산업 발전을 위해 미국에 총 105억달러(약 13조27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관련 수혜주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증권가는 조지아주 공장 신설과 관련해 전통적인 전기차 핵심 부품사인 현대모비스, 만도, 한온시스템뿐 아니라 에스엘, 화신, 서연이화 등의 수혜를 전망했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전기차 공장 완공 시 미국 판매 중 현지 생산 비중은 현재 41%에서 60% 수준까지 점차 확대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부품사의 경우 미국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고 미국 공장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의 수혜가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램프를 공급하는 에스엘, 샤시류를 공급하는 화신, 현가·제동·조향 장치 등을 공급하는 만도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는 높은 평균 판매 가격과 넓은 실내 공간을 가지고 있어 내장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고급화 되는 추세다. 샤시 부품에서는 주행 거리 증가와 에너지 효율성 상승을 위해 가벼우면서도 내연기관차보다 무거운 중량을 견딜 수 있는 내구 성능을 가진 제품이 적용된다"며, "또한 에너지 효율성이 높고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는 LED 라이팅 장착률도 올라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