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다이어리] BTS 군대가야할까
 [생각다이어리] BTS 군대가야할까
  • 신형범 칼럼리스트
  • 승인 2022.04.0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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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등 한국 문화컨텐츠의 눈부신 성과로 BTS도 그래미상을 수상할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한껏 높았는데 바람대로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미는 아직 외국인에게 상을 줄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며 주최측의 배타성과 공정성을 지적한 해외 언론의 보도를 보며 위로 받았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국내에서는 BTS의 병역 면제 논의가 다시 불이 붙었습니다.
병역 면제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국위 선양 효과와 K-Culture가 전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BTS가 올림픽 메달리스트보다 훨씬 크다"며 "이런 젊은이들이 단절 없이 활동하는게 국가적으로도 더 이익"이라고 주장합니다.

반면"국민으로서 의무의 형평성, 혜택 받지 못한 또래 젊은이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사기 저하를 생각하면 국가적으로 해악이 더 크다"며 "가뜩이나 갈등이 많은 사회인데 공정성을 지켜야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할 게기를 만들 수 잇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논란을 보면서 오가와 이토의 소설 [마리카의 장갑]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아버지는 열 살, 여덟 살, 일곱 살의 세 아들을 데리고 숲으로 소풍을 갔습니다.
아버지는 호두를 주워서 세 아들이 어떻게 나눠 먹으면 좋겠느냐고 묻습니다.

성격이 활달한 둘째가 먼저 대답합니다. "나이 순서대로 먹어요. 형이 몸집이 크니까 제일 많이 먹고 막내는 몸집이 작으니 조금 먹어요. 나는 그 중간 정도면 돼요."
막내가 대답합니다. "셋이 똑같이 나눠먹어요." 말없이 듣고 있던 첫째가 입을 열었습니다. "막내가 가장 많이 먹어야 해요. 왜냐하면 아직 어리니까요. 그리고 둘째는 조금,나는 그냥 안 먹어도 돼요."

BTS의 병역 면제 논란과 마찬가지로 세 형제의 의견도 모두 각자의 논리와 근거가 있습니다. 둘째는 상식과 전통적 가치를 애기했고 막내는 평등을 주장했습니다.
그에 비해 첫째는 정의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이게바로 민주주의입니다.
어떤 의견으로 정해도 말이 되지만 반대 의견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선택하든지 시대 상황, 사람들이 지향하는 가치, 채택되지 않은 의견을 주장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 등을 고려해 의견을 수렴하고 보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그 결정이 소수의 의견이라도 반영됐다는 흔적이 남아야합니다.
BTS의 병역 문제가 어떻게 결론이 나든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시민의식을 성숙시키는 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