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다이어리] 코로나에 걸려보니
[생각다이어리] 코로나에 걸려보니
  • 신형범 칼럼리스트
  • 승인 2022.03.1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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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조심한다고 했기 때문에 매일 보도되는 '코로나 신규 확진자 몇 명'이라는 소식은 남의 일처럼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요 며칠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더니 주변의 아는 사람들까지 확진자 대열에 합류하며 집에서 격리 중이라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렸습니다.

급기야 지난 주에는 아들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고 결국 확진자가 되어 출근도 못하고 집에서 감금 생황을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감염된 사람과 회사에서 접촉이 됐거나 출퇴근 시 이용하는 복잡한 두 칸짜리 전철에서 옮긴 것 같다는게 아들의 자의적인(?) 추론입니다.

방역 수칙에 따라 나머지 우리 가족들도 모두 PCR검사를 받아야 했고 아내는 음성,딸과 나는 확진자 판정을 받았습니다.
감기 비슷하게 목이 좀 아프고 게속 졸리다는 딸과 달리 나는 아무런 증상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네 식구가 모두 집에서 생활하게 된 우리는 '오미크론은 증상은 약하지만 전파력은 강하다' 라거나 '엄마는 슈퍼 면역체를 가진 게 틀림없다'라는 말을 주고 받으며 나름 상황을 즐겼습니다.
예전 같으면 사람들이 혹시 나를 두려워하지 않을까, 남에게 피해를 주는 존재가 되면 어쩌지, 하며 노심초사 했을텐대 지금은 지나가는 감기 정도로 인식하는지 주변 사람들도 크게 개의치 않는 것 같습니다.
'너도 비켜가지 못했구나,며칠 푹쉬면 괜찮아 질 거야'정도의 분위기입니다.

일주일 동안의 격리 생활을 상상만 했을 땐 갑갑할 것 같았는데 며칠 지내다 보니 격리 전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원하는 건 무엇이든 갖다 주는 만능 배달앱이 있고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에 단련되어 그런지 1주일 자가격리는 일도 아니었습니다.
2년 동안 몸에 밴 재택근무와 별 차이가 없습니다.

선거일인 9일과 어제 신규 확진자가 30만명을 넘어서면서 전문가들은 코로나가 정점 구간에 접어 들었다는데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입니다.
백신 접종을 다 맞은 사람에겐 계절 감기 정도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정점을 지나야 안심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