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다이어리] 아름다운이별
[생각다이어리] 아름다운이별
  • 신형범 칼럼리스트
  • 승인 2021.12.0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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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은 기업들의 인사 시즌입니다.

임원 인사를 이미 끝낸 곳도 잇고 내가 다녔던 회사를 비롯해 대기업들의 승진급 인사 내용이 신문에 실리면 이젠 아무 상관이 없는데도 눈길이 갑니다.
임원이야 말 그대로 '임시 직원'이니 매년 인사철이 되면 숨을 죽이고 오너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직원은 다릅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상사가 직원을 불러 "당신 해고야!"라고 말하는 건 우리나라에서 현실적으로 일어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일단 법이 허용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자발적인 퇴사라면 애기가 달라집니다.

예전에는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한 직장을 오래 다니는 게 미덕이고 흔한 일이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노동시장이 유연해져 잦은 이직이 더 이상 이상하지 않게되었습니다.
오히려 여러 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겠다며 높이 쳐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쨋든 '평생직장'이란 개념을 구시대 유물처럼 취급하는 MZ세대들이 경제 주축으로 성장하면서 자발적 퇴사는 점점 일반화되고 주기도 빨라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조직은 이제 '퇴사자'도 관리를 해야 합니다.
구성원들의 잦은 교체는 비용을 수반합니다.
충원과 교육에 들어가는 직접비는 물론 인력 공백에 따른 기회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사표를 내는 직원을 배신자 취급할 게 아니라 미래의 잠재고객,또는 재입사 가능후보로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조직뿐 아니라 떠나는 개인도 마찬가지로 '퇴사 관리'가 필요합니다.
회사를 떠날 때의 마지막 근무태도나 동료들과의 관계 설정이 본인의 평판 관리에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연말과 내년 초에 누군가는 승진하거나 보직을 바꾸고 또 다른 누군가는 회사를 떠나게 될 것입니다.
이런 공식 인사와 관게없이 다른 커리어를 찾겠다면 사표를 내는 동료들은 언제든지 나올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대체로 한 사건의 강렬한 부분과 마지막 지점을 토대로 그 경험을 판단합니다.
조직은 회사를 떠나고 동료에게 어떤 마지막을 선사할지, 떠나는 사람은 어떤 마지막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을지 진지하게 고민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