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다이어리] 노력천재 오타니 쇼헤이
[생각다이어리] 노력천재 오타니 쇼헤이
  • 신형범 칼럼리스트
  • 승인 2021.11.2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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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대로 올 해 미국 프로야구 (MLB)의 아메리칸 리그 MVP는 오타니 쇼헤이가 차지했습니다.
일본 매체들은 호회를 발행할 정도로 대단한 뉴스로 다뤘습니다.
소감을 묻는 현지 취재진의 지룸ㄴ에 오타니는 "축하파티 같은 건 없다. 내일 훈련이 있어 일찍 잠자리에 들 에정"이라고 말해 역시 범상치 않음을 보여줬습니다.

오타니는 어려서부터 체계적인 게획표를 작성해 실천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오타니가 활용한 자기계발법은 마쓰무라 야스오라는 한 경영연구소장이 고안한'만다라트계획표'입니다.
오타니는 고교시절 코치에게 이 방법을 배워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계획한 것을 실천했습니다.

'만다라트'는 이 게획표가 불교화의 양식인 '만다라'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연꽃 모양과 비슷해 '연꽃기법'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가로세로 세 칸씩으로 구성된 아홉개의 칸 중앙에 최종 핵심 목표를 적고 나머지는 8칸에는 세부 목표를 적습니다.

8개의 세부목표를 중심에 놓고 주변에 다시 8개씩 구체적인 실천과제를 적습니다.
이렇게하면 모두 64개의 실천과제가 완성됩니다.
고교시절 오타니는 일본 '8개 구단 드래프트 1순위 지명'을 핵심목표로 적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몸 만들기'와 '제구' '구위' '구속' '변화구' '운(運)' '인간성' '멘탈'을 8가지 세부목표로 정하고 각각 8개의 실천과제를 적었습니다.

실천과제는 매우 구체적입니다. 예를 들어 '몸 만들기'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덮밥을 아침에 세 스푼, 저녁에 일곱 스푼을 먹는다고 게획하고 실천했습니다.
또 160KM의 빠른 공을 던지기 위해 어깨와 하체를 강화하고 캐치볼도 라이너로 던지는 것을 신천과제로 삼았습니다.

야구 외에 멘탈, 인간성 같은 인격적인 분야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했습니다.
멘탈을 강화하기 위해 '일희일비하지 않기' '마음 속에 파도 만들지 않기' '머리는 차갑게 심장은 뜨겁게'등을 적었고 인간성 항목에선 '사랑받는 사람' '신뢰받는 사람' '배려' 등을 과제로 삼았습니다.

눈에 띄는 항목은 '운(運)'입니다.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운이 따라야 한다는 걸 일찍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운이 따르게 하는 방법으로 '쓰레기 줍기' '물건 소중히 다루기' '인사 잘하기' '청소 잘하기'등을 세부과제로 정했습니다.
지금도 그라운드에 쓰레기가 보이면 '다른 사람이 떨어뜨린 행운'이라며 그냥 지나치지 않고 줍는다고 합니다.

오타니에 대한 미담은 끝이 없습니다.
MVP 선정 후 일본정부는 국민에게 존경받고 밝은 희망을 준 개인에게 주는 국가 최고상인 국민영에상을 수여하겠다고 했으나 그는 "그 상을 받기엔 아직 이르다. 더 높은 곳을 향해 정진하겠다"며 고사했습니다.

지독한 자기관리로 유명한 또다른 메이저리거 스즈키 이치로는 에전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별다른 노력 없이도 뭔가를 잘 해내는 사람을 천재라고 한다면 나는 천재가아니다. 하지만 피나는 노력 끝에 뭔가를 이루는 사람을 천재라고 한다면 나는 천재가 맞다."

내가 보기에 오타니 쇼헤이는 선배 스즈키 이치로 못지않는 '노력천재'입니다.
그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중이고 세속적인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국적, 나이 다 떠나서 존경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