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다이어리] 세상의 모든비탈
[생각다이어리] 세상의 모든비탈
  • 신형범 칼럼리스트
  • 승인 2021.10.2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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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게 고역일 때
길이란
해치워야 할
'거리'일 뿐이다
사는게 노역일 때 삶이
해치워야 할
'시간'일 뿐이듯

하필이면 비탈동네
폐지를 모으는 할머니들
오늘 밤도 묵묵히
납작한 바퀴 위에
동그러시 높다랗게 비탈을 싣고 나른다
비에 젖으면 몇 곱 더 무거워지는 그 비탈
가파른 비탈 아래
납작한 할머니들.

 

l 작가 박상욱
l 작가 박상욱

최근 지어져 여의도의 새로운 상징이 된 건물입니다.
광각렌즈로 찍어서 그런지 하늘보다 건물의 부자연스러움이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닿지 못할 곳 까지 이어진 계단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 확인숙 시인의 [세상의 모든 비탈]이라는 시가 떠올랐습니다.

비탈은 산이나 언덕 따위가 기울어진 곳, 또는 기울어진 상태나 정도를 뜻하는 순 우리말입니다.
학술적으로는 '수평면을 기준으로 구조면이 기울어진 각도'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