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비닐하우스, 지구건강 악화시킨다? ①
[그린+] 비닐하우스, 지구건강 악화시킨다? ①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2.04.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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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사진으로 찍은 터키 농지의 모습. 흰색 부분이 플라스틱이다. | 출처: QUARTZ/USGS, NASA

덮개부터 비닐하우스 등에 이르기까지 논과 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플라스틱이 교외 경관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NASA에서 터키의 농지를 찍은 위성사진을 보면 농지의 대부분이 하얀데, 이는 플라스틱이 덮고 있기 때문이다. NASA 측에 따르면, 터키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스페인까지 3개국이 특히 비닐하우스 재배를 위해 상당한 양의 플라스틱을 사용 중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중국의 경우, 전체 농경지 중 비닐하우스는 대략 3%를 차지한다.

전세계에서 비닐하우스가 가장 밀집되어 있는 곳은 바로 스페인 알메리아로, 64,000에이커(약 260 제곱킬로미터) 이상의 면적이 비닐하우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수십년 동안 지속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비닐하우스로의 전환을 두고 "백색 혁명"이라고 부르는데, 이를 통해 일년 내내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수확하고 있으며, 그 덕분에 농작물 수출과 가격 안정의 효과도 얻고 있다. 

◼︎ 2030년경, 플라스틱 탄소배출량이 석탄 탄소배출량 넘어설 것으로 전망 

전지구에 존재하는 플라스틱의 양은 가늠할 수 없는 정도다. 플라스틱의 탄소발자국은 2030년경 석탄의 탄소발자국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며,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측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30년경에는 농업 분야의 플라스틱 수요가 5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비닐하우스 밀집도가 가장 높은 스페인 알메리아 | 출처: QUARTZ/USGS

플라스틱이 다양한 농기구로 이용되면서 농업 분야 전반적으로 플라스틱 의존도가 높아져왔다. 플라스틱에 크게 의존한 농업을 두고 "플라스틱컬쳐(plasticulture, 플라스틱과 농업의 합성어)"라고 조롱하기도 하지만, 플라스틱이 갖는 장점은 명확하다.

플라스틱은 싸고, 무엇보다 농업 활동을 더욱 빠르고 가볍게 만들어준다. 비닐은 잡초 방지를 위해 바닥에 깔리기도 하고, 플라스틱 컨테이너는 습기를 잡아두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단기적인 효과 이외에, 플라스틱의 사용이 장기적으로 가져올 영향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되는 농업용 비닐, 토양 오염 유발 

출처: plasticulture.com

특히,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농업용 비닐의 경우,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되면서 토양을 오염시킨다. 미국 환경단체 비욘드플라스틱(Beyond Plastics)의 창립자이자 미국 환경보호국에 몸 담았던 주디스 엔크(Judith Enck)는 비닐 중 단 5%만이 재활용된다고 지적하며, 이 농업용 비닐은 한 시즌 정도밖에 사용되지 않을 뿐더러 재활용되기 어렵기 때문에 연간 발생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중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토양 오염을 막기 위해서나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농업 분야 내 플라스틱 대체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