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론] 한국경제의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서
[경제시론] 한국경제의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서
  • 김예인 연구원
  • 승인 2022.05.1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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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하반기 시작된 금리인상 사이클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고령화, 가계 부채, 글로벌 공급발 인플레, 연준의 빠른 긴축 사이클 등 정책 환경이 여간 복잡한 게 아니다. 우리는 한국 경제를 둘러싼 다양한 요인들을 바탕으로 미래를 그리고, 통화정책 향방에 대한 단서를 찾아보았다.

1%대 성장 시대가 머지않은 듯하다. 핵심 소비 연령층이 감소하는 인구절벽이 늦어도 향후 2년 내 발생할 전망이다.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가계 부채가 한층 더 누적된 가운데 인구절벽은 부채 이슈와 결합되면서 소비절벽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과거 2000년대 초반 한국, 일본과 미국에서 민간 레버리지의 급증으로 취약해진 펀더멘털과 인구 충격이 맞물리면서 소비 장기 추세가 둔화된 바 있다.

민간소비는 지난 2020년부터 2년 여간 방역 조치 강도에 따라 이례적으로 매우 불규칙한 양상을 나타냈다. 2022년 2분기부터는 거리두기 종료와 함께 정상적인 패턴을 찾아갈 전망이다. 이전과는 ‘다른’ 추세선으로 회귀하면서 2023년부터 성장률은 1%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갈등부터 코로나, 러-우 전쟁으로 심화되는 글로벌 파편화 패러다임 속 공급발 물가 상방 압력이 내재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조달부터 공급망 형성에 있어 효율성보다 안정성이 강조되면서 중장기적인 시계에서 비용 부담이 높아질 것이다. 다만 공급 측면에서 추세적인 물가 압력을 만드는데 핵심인 임금은 노동 시장 내 안정적인 수급이 뒷받침되면서 적절한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국 경제의 새로운 균형점은 성장 탄력은 떨어지고, 물가 상방 리스크는 제한된 지점에서 형성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성장을 반영하는 실질 중립금리와 추세 인플레의 합인 명목 중립금리의 하락(=실질 중립금리 ↓+ 기대인플레 ≒)을 시사한다. 당초 한국의 명목 중립금리는 1.75~2.25% 내외 정도로 추정되었다.

2022년 연말로 갈수록 순환적인 경기 회복이 마무리되는 동시에 점차 내수발 침체 시그널이 드러나면서 기준금리가 중립금리를 넘어서기는 어려울 듯하다.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이 2022년 내 마무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한국투자증권 김예인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