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 출범] 취임사에 담긴 의미는 "반지성주의 몰아내야"
[윤석열정부 출범] 취임사에 담긴 의미는 "반지성주의 몰아내야"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2.05.10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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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ㅣ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ㅣ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대한민국의 제20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하며 새 정부 5년의 비전이 집약된 국정운영의 청사진인 취임사를 발표했다.

역대 대통령들은 취임사를 통해 국정 최고책임자로서의 국정목표와 원칙을 밝히며 구체적 국정과제를 밝혔왔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자유·인권·공정·연대'의 가치를 강조했다.

또 이날 취임사 서두에서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이라며 대북 문제를 포함한 안보이슈와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한 경제환경 등을 핵심 도전과제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대응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보여진다.

■ 취임사 키워드는 '국민' '자유' '평화'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ㅣ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ㅣ뉴스1

윤 대통령은 이번 취임사에서 국민과 자유, 평화 등의 키워드를 강조했다. 취임사 중 '국민'은 총 15번 등장했고 '자유민주주의'와 '자유 시민'을 포함해 '자유'는 총 35회 언급했다. '평화'도 12회로 주요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취임사에서 '자유'가 언급된 키워드가 35번이나 등장한 것은 그간 윤 대통령이 강조해온 자유민주주의와 헌법 가치 수호, 민간 중심의 시장경제에 대한 철학이 담긴 것으로 보여진다.

자유는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온 키워드다. 대선 당시 대한출판문화협회로부터 '인생 책'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에 윤 대통령은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를 추천했고 이외에도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로빈슨의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를 추천했다.

12차례 등장한 '평화'의 경우 강골 검사 이미지와 북한 도발에 대한 강경한 대응에서 비롯할 수 있는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반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취임사에서 '세계 시민'을 7번 언급하며 국제사회와 연대, 국제사회에서의 리더 국가의 책임 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지난해 7월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공식 인정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세계 시민을 외친 데에는 대한민국의 글로벌 지위 상승에 대한 자부심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자유민주주의를 포함한 '민주주의'는 8회, '연대'는 6회, '북한' 5회, '번영'·'성장' 4회 말했다. '시장'과 '시장경제'는 각 1회 언급됐다. 윤 대통령의 대선 당시 핵심 키워드인 '공정'은 3회 등장했다.

그러나 5년 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다르게 '통합'이나 '협치', '소통' 같은 등장하지 않았다. 5년 전 문 정부 출범 당시 탄핵사태와 그에 따른 국론분열 및 사회적 갈등 극복이 최대 현안이었던 만큼 통합과 소통에 방점을 뒀었다.

■ 文 제외 역대 가장 짧은 취임사

윤 대통령의 취임사는 총 3천440자로 시간은 약 16분이었다. 이는 국회 본관 중앙홀에서 약식으로 취임식을 가졌던 문 전 대통령을 제외하면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짧은 취임사였다.

1987년 문민정부 이후 기준으로 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 8688자로 가장 길었다. 나머지 역대 대통령의 취임사 분량은 노태우 전 대통령 6857자, 김영삼 전 대통령 4722자, 김대중 전 대통령 7170자, 노무현 전 대통령 5103자, 박근혜 전 대통령 5196자였다.

연설 시간으로 비교하면 김대중 전 대통령 약 25분, 노무현 전 대통령 약 20분, 이명박 전 대통령 약 27분, 박근혜 전 대통령 20분, 문재인 전 대통령 11분이었고, 이날 윤 대통령의 연설은 16분이었다.

아울러 취임사 도중엔 국회 앞마당을 가득 메운 4만여 청중들로부터 37차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특히 자유의 가치를 강조할 때는 한 문장마다 박수가 터져 나왔다. 민주주의 회복, 국내외의 위기 극복, 성장을 통한 양극화 해소, 북한에 대한 비핵화 강조, 국제사회에서의 대한민국 위상의 도약과 관련해 언급할 때 박수가 집중됐다.

한편 이번 윤 대통령의 취임사는 윤 대통령이 이각범 카이스트 명예교수와 이재호 전 한국출판문화진흥원장이 이끈 취임사준비위원회가 준비한 초안을 토대로 직접 한 땀 한땀 글을 다듬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과정에서 당초 실무진이 올린 초안은 30분 분량이었지만 20분 이내로 단축됐다. 다른 역대 취임사와 다르게 별도의 제목도 달리지 않은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