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진단-미국] '병원 수송' 뛰어든 승차공유…드라이버 반응은 글쎄 
[공유경제 진단-미국] '병원 수송' 뛰어든 승차공유…드라이버 반응은 글쎄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2.04.23 15: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처: lyft/ uber
출처: lyft/ uber

미국 승차공유 기업 리프트(Lyft)와 우버(Uber)는 지난 수년간 꾸준히 비응급 병원 수송 차량(NEMT) 사업으로 발을 넓혀왔다. 환자를 위해 수송 일정을 잡아야 하는 의료 기관 측에 그들의 네트워크를 꾸준히 제공하면서 점차 NEMT 사업에서의 영역을 구축해온 것이다.

◼︎ NEMT 사업 확장하는 우버・리프트...준비되지 않은 드라이버들은 당황 

그러나 사측의 야심과는 달리, 현장의 드라이버들은 NEMT 사업에 대해 다소 어리둥절한 모습이다. 17일(현지시각) 더버지(The Verge)는 지난해 가을 리프트 드라이버로 일하던 오스틴 코렐(Austin Correll) 씨의 사례를 전했는데, 이 드라이버는 고객의 호출을 받아 출발지점에 도착해서야 자신을 기다리던 두 승객이 병원으로 이송되어야 하는 환자란 사실을 확인했다. 

아무런 의학적 배경지식이나 의료현장 경험이 없었던 오스틴 씨는 크게 당황하였고, 앰뷸런스를 부를지 말지 고민하던 그는 결국 최대한 조심스럽게 두 승객의 탑승을 도왔다. 오스틴 씨는 나중에야 자신이 겪은 것이 사측의 NEMT 서비스란 사실을 확인했다. 환자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드라이버에게는 해당 호출 건이 NEMT용인지 그 여부를 미리 알려주지 않는다.

출처: Lyft
출처: Lyft

◼︎ NEMT 교통 접근성 떨어져 내원 일정 못 지키는 저소득층 위한 서비스..."30억 달러 규모 시장" 

NEMT는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저소득 환자나 저소득층 의료 보장 제도 대상자의 내원을 돕기 위한 제도로,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 중 하나다. 미국에서는 매년 열악한 교통 접근성 때문에 수백만 명의 사람들, 특히 저소득층 사람들이 병원 내방 일정을 못 지키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나라의 의료체계에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치르게 만든다. 그만큼 NEMT 제도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볼 수 있는데, NEMT는 대체로 특정 기업들이 전담하고 있으며 NEMT 시장은 약 30억 달러(한화 약 3조 8,265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승차공유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다.

의료기관 입장에서 '승차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경제적인 선택이며, 일부 전문가들은 NEMT 서비스가 승차공유 플랫폼을 통해 이루어지면 실효성 있게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아직은 그 기대치를 충족할 만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의료전문가들은 우버나 리프트 등의 플랫폼 드라이버들이 NEMT를 주로 이용하는 승객(환자)들을 안전하게 이송할 만큼 충분히 훈련되지 않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리프트는 승차공유 기업으로서 최초로 NEMT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2016년 리프트는 의료기관과 연계하여 병원 방문일정에 맞춰 자사 플랫폼을 통해 승차를 예약할 수 있도록 하였다. 지난해 4월에는 '의료서비스를 위한 리프트 패스(Lyft Pass for Healthcare)'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환자들이 내방을 위해 예약하는 운행 비용을 의료기관 측이 부담하도록 했다. 우버의 경우 리프트보다 늦은 2018년 NEMT 프로그램을 런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