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국악 교육과정 축소? 국악인 반발...반크 "국악살리기 나선다"
[이슈+] 국악 교육과정 축소? 국악인 반발...반크 "국악살리기 나선다"
  • 정진우 기자
  • 승인 2022.05.0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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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사진제공=GF엔터테인먼트
킹덤, 사진제공=GF엔터테인먼트

국악인들이 교육부의 '국악홀대'에 반발하고 나섰다. 세계적인 한류 열풍에 국악 기여도가 적지않은 상황에서 교육부가 교육과정에 국악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있다는 판단에서다. 

7일 국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국악교육자협의회 등 139개 국악 단체가 성명서를 발표했다. 교육부가 지난 4월 중순 공개한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 시안'의 '성취 기준' 항목에 국악 관련 내용이 하나도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특히 지난 4일에는 가야금 인간문화재인 이영희와 명창 안숙선 등 저명한 국악인들이 정부가 추진 중인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국악이 소외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영희, 안숙선, 신영희 등 국가무형문화재 국악 관련 예능보유자 12명은 이날 서울 서초구 정효국악문화재단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국악을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앞으로 (국악을) 더욱 활성화시켜 K-컬처를 주도해야 할 시기에 음악교육과정에서 국악을 뺀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처사"라며 "국악은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정책 와중에도, 산업화와 서구화 와중에도 꿋꿋하게 지켜온 우리 음악"이라고 강조했다. 

한류의 밑거름, 국악의 힘

오징어 게임, 파친코,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전 세계적인 한류 열풍이 이제 한국의 전통문화인 국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그룹 '킹덤(KINGDOM)'이 3연속 미국 빌보드 세부 차트에 진입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게 사실이다. 킹덤이 발매한 미니 4집 '히스토리 오브 킹덤 : 파트 4. 단(History Of Kingdom : Part Ⅳ. DANN)'의 타이틀곡 '승천'은 미국 아마존 뮤직 5개 차트 1위, 미국 아이튠즈 싱글 차트 3위, 미국 빌보드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6위를 차지했다. 특히 킹덤의 타이틀곡 '승천'은 해금, 대금, 가야금, 피리 등 전통악기 고유의 특성과 한국의 전통 민속놀이를 연상시키는 제기차기, 줄타기, 탈춤 등이 등장한다.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는 "한국의 국악은 전 세계적인 한류 열풍을 대중문화에서 전통문화 한류로 이어지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세계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는 국악이 정작 한국의 교육과정에서는 대폭 축소가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뉴스1
국악계 원로들이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에 국악 관련 내용을 명시하라고 촉구했다.ㅣ뉴스1

교육부의 국악 배제 움직임

현재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번 개정은 올해 말에 확정과 고시될 예정이다. 현행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는 총 6개 항목의 국악 관련 내용이 ‘성취 기준’으로 명시돼 있고, 이에 따라 초중고 음악 교과서에서 국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 토론회’에서 공개된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 시안’(1차)은 국악 교육을 필수학습내용에서 삭제하고, 교육 부연 설명에 가까운 '성취기준 해설'에 포괄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에따라 개정 교육과정이 사용되는 2025년부터 음악 과목 내의 국악 교육이 대폭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교육과정 문서는 내용 체계에 포함된 요소가 학년에서 배워야 할 필수학습내용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다만 성취기준 해설은 성취기준에 대한 부연 설명으로, 특별히 강조되어야 할 기준이 아니라고 명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 공개된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 시안에는 내용 체계와 성취기준에서 국악을 삭제했으며, 필수가 아닌 성취기준 해설에 국악 교육을 통합시켰다. 또한 ‘국악을 비롯한’, ‘국악 등’과 같은 포괄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교육부는 이에대해 "실생활 기반 교육을 위해 국악이 포함되었던 기존의 ‘생활과’ 영역을 폐지하고 전체에 적용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또한 다양한 음악 유형을 자유롭게 즐기고 ‘국악 대 음악’으로 오해되지 않기 위함을 이유라는 입장이다. 

출처=반크
출처=반크

반크의 국악살리기 운동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는 "최근 한류 열풍으로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고 관심받는 대중문화 한류가 지속해서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중문화 한류가 전통문화 한류로 이어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한국의 국악이 한국의 초중고교 교육과정에서 축소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크는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 국악 축소에 대한 개선을 위한 캠페인에 착수한다"고 7일 밝혔다. 

반크는 "포스터를 일선 초중고교 교사와 청소년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나갈 것"이라며 "이 이후에도 다양한 캠페인을 추진, 앞으로의 교육 개정 연구에 우리의 목소리가 닿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크는 "학생들에게 국악을 가르치는 것은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문화예술을 후세에도 지켜나가는 활동"이라며 "또한, 한국 전통음악의 가치를 배운 학생들은 다른 나라의 고유 음악도 더욱더 존중해나갈 수 있는 글로벌 인재로 자라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크는 "한국의 대중문화한류를 전통문화 한류로 이어질수 있도록 민간 국가 정책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화가 한국의 국가 정책적으로 이어져 21세기 문화대국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