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분석] 'IB 명가' 한국금융지주, 비우호적 업황에도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어닝분석] 'IB 명가' 한국금융지주, 비우호적 업황에도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2.05.06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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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한국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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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지주가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뒀다. 기업금융(IB) 수수료 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함과 더불어 비증권 자회사의 견조한 실적이 호실적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특히 인플레이션 등으로 금리 상승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에 따른 향후 실적 방어력도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 진정한 IB 명가...비우호적 환경에도 호실적 달성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이 306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3.6% 감소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로는 0.7% 증가한 수치로 다른 상장 증권사들의 이익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결과다.

한국투자증권의 별도기준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56.7% 증가했다. IB 부문 수수료 수익은 185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9%, 전분기 대비 28.8% 증가했다. 이 중 인수·합병(M&A)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금융자문 수수료가 1239억원을 차지했다. 브로커리지 관련 이익은 거래대금 감소로 인해 전분기보다 17.4% 줄었다. 트레이딩 및 상품손익은 175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6.6% 줄었으나 전분기(-139억원) 대비로는 큰 폭으로 개선됐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불확실성이 극대화됐던 1분기에 뛰어난 리스크 관리 역량을 증명했다"며, "타사 대비 높은 IB 규모와 순익 내 비중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경기 둔화 우려와 높은 금리 수준은 부담 요인이지만 오히려 대형 증권사로서 실적 방어력이 돋보일 수 있는 상황"이라며, "연간 순익 1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의 강점인 IB 부문이 여전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M&A 및 금융자문 수수료가 크게 증가했고 유일로보틱스, 지투파워, 인카금융서비스 등 다수의 기업공개(IPO) 딜을 진행해 주식자본시장(ECM) 수익도 양호했다"면서, "향후 마켓컬리, 카카오모빌리티 등 굵직한 IPO도 예정돼 있어 높은 수익성을 꾸준히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캐피탈은 지속적인 자산 성장에 힘입어 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52.4% 증가했다. 부동산 신탁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저축은행은 충당금 적립으로 48.7%, 파트너스는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로 79.8% 각각 감익됐다.

■ 사업 다각화로 수익 포트폴리오 강화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인플레이션 등으로 금리 상승 추세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한국금융지주의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가 주는 방어적 매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속적인 금리 상승은 증권업종에 부정적인 영향이기에 경상적인 업황에 대해 다소 보수적인 의견이다. 다만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의 양호한 IB 실적과 비증권 자회사 포트폴리오가 견조해 상대적으로 실적 방어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저축은행의 연체율 등 자산 건전성은 업계 평균을 지속적으로 상회하고 있고 캐피탈 또한 담보 비율이 높기 때문에 향후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더라도 여신 관련 계열사의 건전성과 수익성은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면서, "자산운용 계열도 운용자산(AUM) 증가에 따라 이익 기여도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증권업황 둔화를 감안해도 연간 경상 이익 1조원대, 자기자본이익률(ROE) 14%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증권주로 분류되는 종목 중 유일하게 지주회사 체제를 띠고 있다. 여전히 증권의 이익기여도가 압도적이나 캐피탈, 저축은행 중심으로 안정된 이자이익 기반을 확대해 나가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향후 비증권 자회사 성장 전략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타사 대비 높은 이익안정성에 기반한 주주환원확대 여부가 주가 재평가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는 증권업종 내에서 수익 포트폴리오의 다양화, IB에서의 강점, ESG에서 메리트를 보유하고 있어 업종 내 선호하는 기업"이라며, "증권주에 대한 투자 기간을 길게 잡을 경우 매력도가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도 "IB 부문을 필두로 한 증권 본업 경쟁력 및 다각화된 자회사에서 발생하는 사업 시너지 등은 특히 현재와 같은 비우호적 업황에서 경쟁사 대비 비교우위 요소라 생각한다"면서, "한국금융지주는 본업 가치보다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