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공포] 국힘·검찰의 반발...경찰은? 
[검수완박 공포] 국힘·검찰의 반발...경찰은? 
  • 정진우 기자
  • 승인 2022.05.0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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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대검찰청 차장 검사(가운데)가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관련 검찰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ㅣ공동취재단
박성진 대검찰청 차장 검사(가운데)가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관련 검찰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ㅣ공동취재단

국민의힘과 검찰은 검수완박법안이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의결, 공포되자, 반발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역사가 심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참담하다"고 표현했다. '권력'을 손에 쥐게 된 경찰은 표정관리에 나섰다. 

김형동 수석대변인은 3일 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 연기라는 꼼수로 당일 오전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을 자신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불과 6시간이 채 되기 전에 바로 공포했다"며 "민주당과 문 대통령은 본인들의 정치적 이해득실을 위해 삼권분립을 완전히 무시한 채 '검수완박' 완성을 위해 폭주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유일하게 지킨 말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말이다"라고 비꼬며 "오늘의 폭거를 국민은 똑똑히 지켜봤고 역사가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수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오늘 74년 된 형사사법체계가 무너지고 대한민국 의회주의와 법치주의가 조종을 고했다"며 "범죄자만 발 뻗고 자게 될 무모한 법안을, 그 사실을 모를리 없는 법조인 출신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연기까지 해가며 완성시켰다는 사실에 실망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억울한 고소인이 경찰 수사를 못 믿겠다면서 이의신청을 해도 더이상 여죄를 수사할 수 없다"며 "검수완박법 통과로 고발인은 경찰 단계에서 사건이 덮여도 검찰에 이의신청조차 할 수 없어 변호사를 쓰기 어려운 힘없는 서민이 향후 억울한 일을 많이 당할 게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당분간 '여소야대' 의회 지형에서 의석수에 밀려 검수완박 입법 저지를 할 수 없었다는 점을 부각하며 이해를 구하는 한편,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권한쟁의심판, 법안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 카드 등을 통해 검수완박법의 문제점을 알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대검찰청은 착잡한 심정으로 청와대 국무회의 결과를 바라봤다. 박성진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3일 국무회의 문턱까지 넘은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국회는 물론 정부에서조차도 심도 깊은 토론과 숙의 과정을 외면했다.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이 준수되지 않아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말했다. 그는 "검수완박 법안의 내용 및 절차상 위헌성, 선량한 국민들께 미칠 피해, 국민적 공감대 부재 등을 이유로 재의요구를 건의드렸으나 조금 전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 없이 그대로 의결이 됐다"며 "대검은 앞으로 헌법소송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검토하는 등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다. 국민으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검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 차장은 "마지막 순간까지 기대하고 기다렸지만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결과가 온 것 같아 심경이 참담하다. 국민에게 더 다가가지 못했던 점, 언론에 저희에 대한 이해를 구하지 못한 점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며  "(검수완박 추진 과정이) 그다지 길진 않았지만 저희에게는 긴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이 자리에 주저앉을 수는 없고 앞으로 남은 과정도 있으니 저희의 판단과 생각을 국민께 알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검수완박법안에 대해 말을 아끼던 경찰이 이날 입장을 표명, 눈길을 끌었다. 경찰청은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안이 국회와 국무회의를 통과한 뒤,  "범죄 수사가 차질 없이 이뤄져 국민께서 느끼시는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검수완박 논쟁 와중에 검찰이 경찰의 수사 역량을 비판한 데 대한 공식적인 첫 반응인 셈이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날 경찰 내부망에  "지난 몇 주간, 경찰의 수사 역량을 폄훼하는 주장이 이어져 동료 여러분들도 답답하고 언짢으셨을 것"이라며 "저 또한 경찰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유감스럽다는 뜻을 표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경찰과 검찰의 상호 존중과 협력이 국민을 위하는 최선의 길임을 믿고,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에 임해 우리의 각오와 역량을 한 걸음씩 증명해나가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