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사건 마침표] 한동훈 무혐의 결론...이젠 권언유착 수사?
[채널A사건 마침표] 한동훈 무혐의 결론...이젠 권언유착 수사?
  • 정진우 기자
  • 승인 2022.04.0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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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검사장
한동훈 검사장

이른바 '채널A 사건'은 문재인 정부 시절, 대표적인 검언유착 의혹 사건이다. 강요미수 혐의로 고발되어 수사를 받아온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이 수사에 돌입한 지 2년 만이다. 2020년 3월 말 '검언유착' 의혹을 처음 보도하며 명예훼손·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된 MBC 관계자 7명은 각하처분받았다. 

■2020년 4월, 검언유착 수사의 시작

이 사건 수사는 2020년 4월 시작됐다. 민언련이 MBC의 '검언유착' 보도를 근거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 검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사건의 본질은 신라젠 사건이다. 이동재 기자는 한 검사장과의 친분을 언급하며, 신라젠의 대주주 이철 측 '제보자X(지 모씨)'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대표적인 여권인사들의 연루가능성을 제보하라고 강요했다는 것이다. 유시민 이사장은 신라젠이 주최한 한 행사에 참석, 강연하는 사진이 공개되는 등 신라젠 경영진과 가까운 관계인 것으로 의심을 받았다. 신라젠은 2020년 5월 거래가 정지됐고, 2022년 1월 상장폐지됐다.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오르기로 했던 만큼 충격은 컸다. 수많은 개미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친 '권력게이트'로 의혹이 제기됐으나, 결국 정· 관계인사 이름은 끝내 드러나지않고 신라젠 경영진들만 사법처리되는 수준에 머물렀다. 게다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취임하자마자, 조직개편을 명분으로 서울남부지검의 증권관련 전문수사팀을 해체하면서, '신라젠 등 증권수사를 방해하기위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검찰은 2020년 8월 이동재 전 기자를 구속기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이 전 기자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이 전 기자를 수사하면서 한동훈 검사장의 공모혐의를 밝혀내지못했고, 이 전기자의 휴대폰도 들여다봤다. 검찰은 그럼에도 한동훈 검사장의 아이폰 포렌식에 집착했다. 한검사장은 방어권을 명분으로 비빌번호를 제공하지않았고, 검찰은 포렌식에 번번히 실패한다. 

법조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친여성향의 검찰수뇌부가 한동훈검사장 휴대폰에 당시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간의 대화, 혹은 김건희여사와의 대화내용을 확보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결국 '공모공동정범에 관한 법리, 증거 관계상 공모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시도하지만, 당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수사를 포기하지않았다. 수사팀은 자그마치 11번이나 무혐의처리 보고를 올렸으나 반려됐고, 새정권이 들어서기 1달전인 이번 12번째 '무혐의 보고'에서 이정수 중앙지검장에 의해 결론이 난 것이다.  

■이제는 권언유착 수사?

한동훈 사건은 이른바 '검언(검찰과 언론)유착'의혹 사건으로 주목받은 사건이다. 사건을 단순화해보면, 친정권 성향의 세력이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에 타격을 주기위해 윤 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과 채널A기자를 공작했으나, 실패로 끝난 사건인 셈이다. 이제는 당시 이 사건을 주도한 세력들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언유착 플레임을 만들어낸, 권언(권력과 언론)유착 사건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3월 당시 MBC는 제보자 지씨의 진술만으로 한 검사장과 채널A 기자간의 공모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제보자 지씨는 사기전과가 있는 인물로, MBC가 보도하는 과정에 일부 권력이 개입해서 보증을 했을 것이라는 보는 게 합리적이다. 특히 MBC가 보도하기 직전, 최강욱 의원의 SNS에는 "이제 작전들어간다"는 의미심장한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최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최측근 인사다. 단순화해보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옹호하는 정치세력과 MBC가 공모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음해하려는 '권언유착'의 프레임으로 볼 수 있는 사건이다. 물론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 수사를 하지않았다. 5월 9알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이 부분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동훈 검사장은 무혐의 처분이 나온 뒤 입장문을 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집권세력이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수사 등 정당한 직무수행을 한 저에게 보복하고 본보기 삼아 겁주려는 목적으로, 친정권검찰·어용단체·어용지식인·어용언론을 동원해 ‘없는 죄’를 만들어 뒤집어 씌웠다”며 “‘없는 죄 만들어내기’ 재발 방지를 위해 김어준, 최강욱, 친정권 검찰 간부 등의 허위사실유포와 추미애·박범계 전·현직 법무부 장관의 마구잡이식 수사지휘권 남발 등에 대해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