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긱 이코노미의 시대②] 평생직장 매력도↓..."N잡은 합리적인 선택"
[긱 이코노미의 시대②] 평생직장 매력도↓..."N잡은 합리적인 선택"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2.04.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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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수명이 길어지고, 다양한 분야의 직업군이 생겨나면서 평생 하나의 직장을 다닌다는 것은 현실과 이상 모두에서 이루기 힘든 일이 됐다. 직장인들은 정년 이후의 삶을 고민하면서 배움을 쉬지 않고, 자영업자들도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트렌드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한 노력이 당연한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러면서 N잡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동안에도 프리랜서라는 개념이 있었지만, MZ세대를 중심으로 보다 능동적으로 본인의 직장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변화의 요인에는 평생직장에 대한 매력도 자체가 하락한 것도 있지만, 국가 성장과 자본 시장의 변화 등이 큰 영향을 미쳤다.

■ MZ세대, N잡을 준비한다

국내 사회는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총생산의 실질성장률을 보면 지난 1954년부터 1999년까지의 평균은 약 8.5% 수준이었지만, 2000년부터 2020년까지의 성장률은 4%를 밑돌고 있다. 소득 또한 물가성장률을 비교하면 과거에 비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변화는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청년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먼저 청년들의 취업난은 노력과는 별개로 더 힘들어지고 있고, 이를 책임져야 할 국가나 기업들도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청년들의 삶에 대한 인식 또한 변화한 것이 평생직장의 매력도를 더욱 부추겼다. 청년들은 과거 수직적인 조직에서 벗어나 수평적이고 자율성과 독립성이 보장받는 삶을 원한다. 만약 이를 감수해야 한다면 금전적인 보상이 뒤따라야 하는데, 현대 사회에서 일부를 제외하면 이를 이루기는 쉽지 않다.

아울러 자산시장도 우호적이지 않다. '내 집 마련의 꿈'은 청년들 스스로가 벌어서 이루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꿈이 돼버렸다. 결국 청년들은 현재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까지 견뎌내고 있는 상황에 마주한 것이다.

오세범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학교를 졸업하고 어렵지 않게 취직 후, 조직에 상명하복하는 것을 나의 성장과 동일하다고 여겨도 크게 무리가 없었다"며 "하지만 현재의 MZ세대에게는 이러한 유인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MZ세대는 상대적으로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고, 디지털을 통해 편리함을 추구해온 세대"라며 "시대적 특성과 함께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 자기개발을 통해 미래의 일자리를 준비하는 것은 이들에게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지"라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