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금융 주총] KB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무산'· 하나 '수장 교체'
[4대금융 주총] KB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무산'· 하나 '수장 교체'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2.03.2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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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열린 국내 4대 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가 큰 이변 없이 막을 내렸다. 하나금융은 지난 10년간 하나금융을 이끌던 김정태 회장 시대가 끝나고 함영주호가 출범했다. KB금융은 다섯 번째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또다시 주총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무산됐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신한금융을 시작으로 이날 KB·하나·우리금융이 정기 주총을 열면서 4대 금융지주 주주총회가 마무리됐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ㅣ신한금융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ㅣ신한금융

가장 먼저 주총을 개최한 신한금융은 임기 만료를 앞둔 이윤재·박안순·변양호·성재호·윤재원·진현덕·허용학 등 7명의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퇴임하는 최경록 전 이사를 대신할 신임 사외이사로 김조설 오사카상업대학 경제학부 교수를 선임하는 안건도 승인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주주환원정책과 관련해 1500억원 규모의 소각목적 자기주식 취득 안건을 결의했다. 또 향후에도 일관된 분기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와 시장의 기대에 충족하는 다양한 주주환원정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조용병 회장은 주주총회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신한금융은 다양한 어려움 속에서 디지털 플랫폼 강화 및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ESG 경영 등 미래를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며 “현실에 안주했던 과거, 불확실한 환경, 첨예한 경쟁을 돌파하며 ‘신한이 하면 다르다’는 평가를 향해 임직원 모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하나금융 10년만에 수장 교체...함영주호 출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ㅣ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ㅣ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은 이날 서울 명동 본점에서 제17기 정기 주총을 열고 함영주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결의하면서 10년 간의 김정태 체제가 막을 내리고 함영주호가 3년간 하나금융을 이끌게 됐다.

앞서 하나금융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2월 8일 10년간 하나금융을 이끌어온 김정태 회장의 후계자로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지난 11일 업무방해 및 남녀평등고용법 위반 등 혐의와 관련된 1심 선고 공판에서는 무죄를 선고 받았지만 14일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DLF) 관련 중징계 취소 청구소송에서는 패소하면서 다소 불안한 상황이었다.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사인 ISS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하나금융의 주총 안건 중 함 부회장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표 행사를 권고했지만 함 부회장이 낸 중징계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항소심 법원이 받아들이고, 하나금융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다수의 외국인 주주들이 찬성표를 던져 힘을 보탰다.

추가로 이날 주총에서는 백태승·김홍진·허윤·이정원·이강원 등 5명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도 승인됐다.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과 10년 간 하나금융을 이끌어온 김정태 회장에게 50억원의 특별공로금을 지급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특별공로금은 이사 보수 한도와는 별도로 지급된다. 

■ KB금융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무산...올해까지 다섯 번째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ㅣKB금융 주주총회 영상 캡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ㅣKB금융 주주총회 영상 캡쳐

KB금융 주총에서는 노동조합 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건이 또다시 주총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다섯 번째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무산됐다. 앞서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는 지난달 주주제안 방식으로 김영수 전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지만 이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관련 안건이 부결됐다.

ISS 등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이 김 전 부행장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표 행사를 권고한 바 있다. ISS는 "김 전 부회장의 해외 경험은 높이 평가하지만 인프라·도시개발 등 분야에 전문성이 있다"며 "금융그룹의 해외 사업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밝혔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올해까지 5년 연속 노조 추천 사외이사 안건이 올라오고 있다"며 "주주들의 표결 결과를 노조 측이 겸허히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사측이 추천한 최재홍 강릉원주대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는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또 선우석호·최명희·정구환·권선주·오규택 등 기존 사외이사의 재선임 안건도 주총에서 의결됐으며,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 이원덕 우리은행장 지주 이사 잔류로 2인자 입지 굳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ㅣ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ㅣ우리금융그룹

이날 우리금융 주총에서는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비상임이사로 최종 선임되면서 그룹 2인자 자리를 굳히는 데 성공했다. 또 우리금융은 이날 중간배당 정례화를 위한 제도적 기틀도 마련했다.

우리금융은 서울 중구 본사에서 제3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모든 안건을 원안대로 결의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 이 행장의 우리금융지주 비상임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됐다. 일부 의결권 자문사들이 이 행장의 지주 비상임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표를 권고했지만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이 행장은 행장으로 자리를 옮김에도 지주 이사회에 그래도 남아 그룹 전반의 경영 관련 논의에 참여함과 동시에 손 회장에 이어 2인자로 입지를 굳건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금융은 또 법률·ESG 전문가인 송수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우리금융 최초의 여성 이사다. 노성태·박상용·정찬형·장동우 등 4명의 기존 사외이사도 재선임 됐다.

중간배당 정례화를 위한 기틀도 마련했다. 이날 주총에서 우리금융은 중간배당 관련 기준일을 명시하는 정관 변경을 통해 중간배당에 대한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제고했다. 이를 바탕으로 중간배당을 정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은 2019년 지주사 전환 후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2021년 주당 배당금 900원도 이날 확정됐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지난 23년간 염원해 왔던 완전민영화를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신 주주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최고의 경영성과로 기업가치를 극대화해 성원에 보답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