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에너지전쟁의 서막②] 러시아 침공에 닥친 유럽 '에너지 공백'
[국제 에너지전쟁의 서막②] 러시아 침공에 닥친 유럽 '에너지 공백'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2.04.0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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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CNN
출처: CNN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전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무엇보다 침공 이전부터 국제사회에서 '가스'를 무기로 협상을 요구해 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국 자행하자 우려하던 에너지 위기가 현실화되었다. 특히 러시아 가스 의존도가 매우 높은 유럽의 가스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어 올랐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 의존도를 줄여 '에너지 독립'을 달성하겠다고 외치고 있다. 

◼︎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 높은 EU...러 침공에 '에너지 공백' 도래 

러시아의 침공 이후 유럽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며, 천연가스를 원료로 하는 유럽 내 각종 생산설비 가동률까지 급감하고 있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에너지 부족 사태가 2023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유럽 산업계 및 가계 모두의 큰 우려를 사고 있다. 

러시아는 전세계 최대 석유 및 가스 수출국 중 하나로, 특히 유럽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매우 높다. EU 27개국에 수입되는 천연가스 중 40% 가량이 러시아산이었으며, 이러한 의존도는 현재 EU가 발표한 에너지 정책 기조 하에서 더욱 높아질 전망이었다. 

굵은 선은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 송유관, 얇은 선은 그 이외 송유관을 나타낸다. | 출처: CNN
굵은 선은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 송유관, 얇은 선은 그 이외 송유관을 나타낸다. | 출처: CNN

◼︎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독립' 모색하는 유럽...원전 수명 연장 검토까지  

유럽은 이번 일을 계기로 '에너지 다각화'를 모색 중이다. 탈원전에 앞장섰던 국가들이 원전 수명 연장을 검토하면서 기존의 에너지 정책 방향을 수정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유럽 내 에너지 위기가 시시각각 악화되자 벨기에와 영국 모두 탈원전 계획을 다시 검토하고 나섰다. 벨기에의 경우, 앞서 '2025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하였으나, 이달 17일(현지시각) 해당 계획을 연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영국 역시 일부 원전의 수명을 20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추후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는 구체적인 에너지 다각화 방안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몇몇 국가의 탈원전 계획이 재검토되자 우라늄 가격도 덩달아 상승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