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우 인사이드] 푸틴의 저열한 원전공격...방사성물질 공포
[키이우 인사이드] 푸틴의 저열한 원전공격...방사성물질 공포
  • 정진우 기자
  • 승인 2022.03.0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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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자포리아 원전을 공격, 핵물질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ㅣCNN
러시아군이 자포리아 원전을 공격, 핵물질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ㅣCNN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을 공격하면서 방사성물질이 누출되는게 아니냐는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총 4곳의 원전단지에, 15기의 원자로를 가동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이번에 공격한 원전은 자포리자 원전이다.    현재 공기업이 원자로를 관리하고 있고 이들 원자로는 모두 가압경수로형 원자로로 러시아산이다. 총 15기 원자로 가운데 12기는 1980년대 가동이 시작됐고, 1기는 1995년에, 2기는 2004년에 각각 가동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최근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인해 자포리자 원전의 방사성 물질의 누출은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의 가장 원전 단지다. 6기의 원자로 가운데 1기 원자로만 약 60% 수준으로 가동되고 있다. 6기 중 3기는 이미 수일째 가동을 중단한 상태였고, 나머지 3기 중 2기는 추가로 가동을 중단해 냉각 중이다. 우크라이나 외무부장관은 "자포리자 원전이 폭발하면, 체르노빌 원전 피해규모의 10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포리아 원전은 우리나라의 경수로와 유사한 러시아 경수로(VVER-1000)로, 격벽을 두텁게 공사했다. 반면 체르노빌 원전은 화재에 취약한 흑연감소로였다. 체르노빌 원전의 경우, 핵분열속도를 조절하기위해 제어봉에 흑연을 투입한 것인데, 불이 잘 날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이에 반해 경수로는 원전의 격벽 두께 60센티~ 120센티로 안전하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 16센티의 두께인 비등수로였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60센티 이상이면 격벽이 훼손되지 않으며 미사일로도 쉽게 폭발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 원전발 방사성 물질 누출에 대한 공포가 더욱 큰 것은 1986년 체르노빌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원전 폭발 사고 때문이다. 당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북쪽으로 약 100㎞, 벨라루스와의 국경에서는 남쪽으로 약 16㎞ 떨어진 체르노빌 원전의 원자로 4기 중 1기가 폭발하면서 유럽 전체에 방사성 구름이 분출됐다. 사고 이후 반경 30㎞ 지역이 지금까지 일반인 출입이 통제된 '소개 구역'으로 지정돼 특별 관리돼왔다. 현재 원자로 가동은 완전히 중단된 상태지만 여전히 방사성 물질이 남아있어 파괴된 원자로 위가 이를 보호하기 위한 거대한 반구형 지붕으로 덮여있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군과의 교전 끝에 체르노빌 통제권을 빼앗고 현지 직원들을 억류했다. 자포리자 원전이나 남우크라이나 원전의 원자로는 현재 폭발사고 이후 가동이 중단된 체르노빌 원전의 1세대 원자로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체르노빌 원전의 원자로는 냉각시스템에 큰 결함이 있고, 원자로 중심부를 보호할 격납용기가 없었다. 반면, 자포리자 원전이나 이보다 이전에 만들어졌지만, 남우크라이나 원전의 원자로 중심부는 항공기와 충돌이나 폭발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철근 콘크리트 격납용기에 보관돼 있고, 냉각수 순환 체계가 2개로 분리돼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다만 전투 등으로 원전에서 정전이 발생한다면 원자로 가동 중단을 동반할 수 있고, 원자로 냉각 장치 가동을 위한 비상전력망을 가동해야 하는데, 이를 적시에 대응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비상전력망은 최대 7∼10일간 가동이 가능하고, 이 기간 대체 전력공급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력공급체계는 현재 러시아나 유럽대륙의 전력공급 체계와 모두 분리된 채 운영돼 불안정하다는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군사전문가들은 최근 러시아의 자포리아 원전 포격에 대해 "드네프르강 동쪽을 떼어내려는 푸틴의 비열한 수법이다. 푸틴은 공세를 퍼부은 뒤 휴전 담판을 통해 우크라이나 동서를 분리하려는 전략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9일째인 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의 자포리자 원전을 장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