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이나 전면전] 글로벌경제 타격 3가지 시나리오
[러-우크라이나 전면전] 글로벌경제 타격 3가지 시나리오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2.02.26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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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d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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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 감돌던 전운이 결국 전면전으로 확대되었다. 25일(현지시각) 오전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은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을 펼칠 것이라고 선전포고 했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와 동부의 하르키프를 포함한 몇몇 도시에서 실제 공격이 펼쳐졌다.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의 공습이 시작된 것이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유럽에서 일어난 최대 규모의 전쟁으로 세계 경제도 혼란에 빠졌다. 전문가들은 팬데믹의 여파를 벗어나 드디어 본격적인 회복세를 알린 세계 경제가 다시금 희망을 잃게 되었다며, 최소 단기적으로라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갈등 최고조 속 원유가 배럴당 100달러 넘어서…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폭등

이미 공습이 일어난 24일(현지시각) 금융시장은 요동쳤고 한층 더 고조된 지정학적 긴장감 속에서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병목현상이 더욱 심화될 조짐을 보였다. 원유가는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한화 약 12만 원)를 넘어섰고,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62%까지 올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출처: kremlin.ru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출처: kremlin.ru

◼︎ “고인플레・시장불안 일으킬 것”…3가지 시나리오별 미・러・유럽 경제 여파 분석 

앞서 팬데믹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가장 취약한 2가지 면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한 가지는 고인플레, 다른 한 가지는 바로 시장 불안이었다. 그러한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은 이 두 가지 모두를 충분히 악화시킬 수 있을 만한 사건으로 분석되고 있다. 즉, 공습의 충격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력은 자명한데, 문제는 이 여파가 얼마나 길게 지속되고 넓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크게 3가지 시나리오별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력을 분석해서 내놓았다. 

◼︎ #1. 원유・천연가스 현 수준 유지 → 러시아 최악, 미국엔 미약한 타격 

먼저,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시장은 안정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경우, 러시아와 유럽, 미국 중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다름 아닌 ‘러시아'다. 루블화의 가치는 떨어지고 인플레이션 수위는 높아지면서 큰 폭의 금리 인상이 필요해진다. 대러 경제 제재로 인해 러시아의 무역이 큰 타격을 입고, 러시아 경제 규모는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의 상황도 그리 좋지는 않다. 높아진 에너지 가격과 확대된 시장 불안성은 성장을 저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때 미국은 최소한의 여파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고유가와 빠듯해진 재정으로 미국연방은행(Fed) 내 매파의 입김을 강화시키는 정도로 전쟁의 여파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출처: EPA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출처: EPA

◼︎ #2.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 위험자산 회피 확대 → 러시아 최악, 미국・유럽도 영향

두번째 시나리오의 전제는 세계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원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올라가고 시장에는 위험자산 회피 경향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이 경우 최악의 상황을 겪는 곳은 역시 러시아다. 러시아는 약화된 루블과 시장 변동성, 무역 차질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심각한 경기불황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역시 높아진 에너지 가격과 시장 불안, 재정 변동성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며 가벼운 경기후퇴를 겪을 것으로 보이며, 미국 또한 비슷한 상황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 #3. 유럽 천연가스 공급 중단, 세계 경제 쇼크 → 모두의 최악으로 

마지막 시나리오는 전쟁이 가장 극단적인 상황으로 흘러갔을 때로 유럽의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되고 안전자산 매수 및 위험자산 회피 경향이 뚜렷해지며 세계 경제에 뚜렷한 쇼크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 경우, 러시아와 유럽, 미국 모두가 최악의 상황으로 전세계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경제 불황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언급된 시나리오 중 어느 쪽으로 상황이 흘러가더라도 전세계적으로 밀 가격이나 에너지 가격이 올라가면서 물가 지수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사우디 아라비아나 다른 걸프만의 원유 수출국들은 오히려 양국의 갈등으로 인해 호재를 맞을 가능성이 높으며,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미 느린 경제회복 속도로 고통받고 있는 신흥 시장 대부분은 물가 상승과 자본유출로 된서리를 맞을 위험에 노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