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이나 전면전] 전쟁발발...드러나는 각 국의 입장차이
[러-우크라이나 전면전] 전쟁발발...드러나는 각 국의 입장차이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2.02.26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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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Guardian
출처: Guardian

우크라이나에 감돌던 전운이 결국 전면전으로 확대되었다. 24일(현지시각) 새벽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은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을 펼칠 것이라고 선전포고 했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와 동부의 하르키프를 포함한 몇몇 도시에서 실제 공격이 펼쳐졌다.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의 공습이 시작된 것이다.

미국 펜타곤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 100개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하였으며, 공격 개시로부터 하루가 채 지나지 않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인 최소 137명이 사망하고 316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백악관은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를 장악하였으며 내부 직원을 인질로 삼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 미국, “EU・G7과 강력한 대러 경제 제재 결정…군사 자금조달 불가능하게 만들 것"

러시아가 공습을 감행하자 미국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은 EU와 주요 7개국(G7)과의 협의 하에 러시아를 향한 더욱 더 강력한 경제 제재를 발표하고 나섰다. 우선, 러시아의 달러, 유로, 파운드, 엔화 거래를 제한하고 VTB를 포함한 러시아 주요 4대 은행의 거래를 제한하였다. 또, 러시아 군대로의 자금조달과 증강을 위한 능력을 차단하고, 해외의 러시아 엘리트 및 그 가족에 대한 제재까지 추가한 상태다. 

진한 회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우크라이나, 동그라미 표시가 키예프다. | 출처: CNN
진한 회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우크라이나, 동그라미 표시가 키예프다. | 출처: CNN

그뿐 아니라, 방위・항공・해양산업을 중심으로 러시아의 수출을 제한할 뿐 아니라, 러시아로 향하는 반도체, 컴퓨터, 통신 및 정보보안 장비, 레이저 및 센스 등의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미국의 민감한 기술을 사용해 타국에서 만든 대부분의 제품 역시 러시아로의 수출이 통제되기 때문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SWFIT 결제시스템 퇴출 두고 EU와 의견 갈려…협상카드로 남겨놓았을 가능성도

미국 측과 함께 영국의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 총리는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시스템에서 퇴출시키고자 하였으나, EU 측의 반대에 부딪혀 제재안에서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SWIFT는 전세계 금융기관들이 안전하게 결제 주문을 주고 받는 전산망으로 SWIFT 결제시스템에서 퇴출되면 사실상 달러를 사용하는 국제금융거래가 완전히 불가능해지는 셈이다. 한편에서는 나중을 위한 협상카드로 SWIFT 건을 남겨 놓았을 가능성도 보고 있다. 

이외에 러시아의 주요 산업이자 핵심 수출 품목으로 볼 수 있는 에너지 관련 제재도 빠졌다. 이를 두고 대러 경제 제재에 핵심이 빠졌다고 지적하는 평가가 상당한데, 이러한 결정 뒤에는 주변국들 각각의 셈법이 작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출처: ndtv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출처: ndtv

◼︎ 대러 에너지 제재 어려운 유럽…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 “강력 제재 없을 시 대가 치를 것"

유럽에서 사용하는 천연가스의 약 40%는 모두 러시아에서 비롯된다. 또한, 러시아는 전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11%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전세계 에너지 시장에 러시아가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즉, 러시아 에너지 수출에 제재를 가할 경우 당장 EU부터가 직격타를 맞고 세계경제가 얼마나 큰 타격을 입게 될지 대비하기 어렵기 때문에 러시아를 향한 핵심적인 경제 제재는 일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 드미트로 쿨레바(Dmytro Kuleba)는 EU의 각국 지도자들이 러시아를 상대로 가장 치명적일 수 있는 경제 제재를 가하지 않고 망설이는 모습에 공개적으로 분노를 표했다. 쿨레바 외무부 장관은 유럽과 미국의 수뇌부가 실질적이고 강력한 대러 제재 조치에 반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그들 역시 “그에 따르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