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전면전] 이재명 "남의 나라 일" vs 윤석열 "힘없는 평화 안된다"
[러-우크라 전면전] 이재명 "남의 나라 일" vs 윤석열 "힘없는 평화 안된다"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2.02.24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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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대해 여야 두 대선후보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4일 오전 충북 충주 유세에서 "지구 반대편 남의 나라 일"이라고 말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러시아의 군사행동은 국제법과 유엔헌장을 위반한 침략행위로 규탄받아 마땅하다"며 나아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언급하며 대비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ㅣ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ㅣ뉴스1

이 후보는 이날 "저는 안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안보를 해치는 행위에 확실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 우크라이나 걱정되죠”라며 “지구 반대편 남의 나라 일이긴 한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문제로 주식시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공급망과 국제 경제질서가 훼손돼 대한민국 경제 발전이 위험에 처하고 있다. 이게 바로 전쟁과 불안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며 “평화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한국이 취해야 할 방향이 아닌 그저 주식시장만 이야기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일본, 호주 등 미국의 동맹국들은 이미 대러 제재에 착수했지만 한국은 아직 제재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 후보는 이러한 점에 대한 견해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배치 공약에 대해 “중국 관련 기업 주가가 떨어진다. 얼마나 화나냐”며 “그들 득표에는 도움될 지 모르는데 온 국민이 경제적 피해를 입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북관계는 평화가 곧 돈이고 밥이고 경제다”라고 했다.

앞서 이 후보는 전날 충북 청주 유세에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외부의 침략과 질병, 재난으로부터 방어하는 게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안보는 가장 중요한 가치여서 정략적 목표로 훼손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우리와 아무 관계 없는 우크라이나 전쟁 생길까 말까로 우리 나라 주가가 떨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를 겨냥해 “총풍, 북풍, 불필요한 사드배치, 선제타격 위협해서 한반도를 불안하게 만들고 경제가 망가지는 세상을 다시 안 오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의 견해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군사 작전 개시를 선언한 이후에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이날 강원 원주 유세에서 “조금 전에 보니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개시된 모양이다”라고 말하고 “하…”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지구 반대편에 우리와 아무 관계도 없는 경제적 관련이 영 점 몇%인 나라가 전쟁이 났는데 우리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는 안정 속에서 성장하는 것이다. 상황이 아무리 좋아도 미래가 불안하면 투자할 수 없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ㅣ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ㅣ뉴스1

반면 같은날 윤 후보의 경우 페이스북을 통해 "러시아의 군사행동은 국제법과 유엔헌장을 위반한 침략행위로 규탄받아 마땅하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상황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며 "이를 지구 반대편 나라의 문제로 치부하는 것은 21세기 국제관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로 연결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며 "수출로 먹고 사는 대한민국의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우리 정부가 철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이 이런 위기 상황을 틈타 대남 도발을 할 경우에 대비해 미국과 빈틈 없는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후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이라면서 "국가 간 각서라는 것이 강대국들의 힘의 논리에 의해 휴짓조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인류의 역사"라고 했다.

그는 "1994년 우크라이나는 '부다페스트 양해 각서'라는 종이 각서 하나를 믿고 스스로 무장을 해제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쟁이 임박하자 이 각서를 근거로 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나 국제사회는 잘 움직이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는 핵을 포기하는 대신에 신속히 나토(NATO)에 가입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맹국이 없는 '비동맹' 국가의 외교적 설움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이번 사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안보는 냉혹한 현실이다. 대한민국도 냉정한 선택을 해야 한다"며 "말로만 외치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결코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힘이 뒷받침되지 않은 각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확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억지력만이 우리의 운명을 우리가 결정할 수 있게 해준다"며 "저 윤석열은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고 힘을 통한 평화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