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전면전] 코스피·코스닥 급락...증시 변동성 확대 얼마나?
[러-우크라 전면전] 코스피·코스닥 급락...증시 변동성 확대 얼마나?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2.02.24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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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 하락한 2648.80에 거래를 마쳤다. ㅣ 뉴스1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24일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한 가운데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2%, 3% 넘게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0.73포인트, 2.6% 하락한 2648.80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5일 이후 7거래일 만의 2700선 붕괴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820억원, 4875억원의 매물을 쏟아냈다. 개인이 1조1161억원 사들이며 매물을 받아냈으나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2.05%), LG에너지솔루션(-5.77%), SK하이닉스(-4.67%), 카카오(-2.81%), LG화학(-6.79%), 삼성SDI(-6.01%) 등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하락마감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돈바스 지역 내 국지전은 예상 가능한 수준이었으나 수도 키예프에서 폭발음 발생으로 인한 전면 공습 우려가 위험 회피 심리를 고조시켰다"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한 추가적인 러시아 제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돈바스 지역 외에서 군사작전이 확대될 경우 증시는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12포인트, 3.32% 내린 848.21에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별로는 개인이 1744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544억원, 171억원 순매도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3.98%), 에코프로비엠(-5.76%), 엘앤에프(-6.5%), 카카오게임즈(-4.3%), 셀트리온제약(-3.3%) 등 코스닥 시총 10개 종목도 전부 하락마감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8.8원 오른 1202.4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1.5원 오른 1195.1원에 출발해 1197원대 사이에서 횡보세를 그렸으나 11시 50분 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이 전해지자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며 장중 1203.5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9.1bp(1bp=0.01%포인트) 내린 연 2.226%에 거래를 마감했다. 10년물 금리는 연 2.624%로 9.8bp 내렸다.

■ 당분간 증시 변동성 지속

공습 당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ㅣ CNN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하면서 당분간 국내증시는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그동안 역사적으로 지정학적 이슈는 증시에 단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그쳤다. 다만 서방국가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 수위, 전면전 여부 등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 동맹을 중심으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수위와 범위가 어떨지 주목해야 한다"며, "또한 영토분쟁인 만큼 2014년 크림반도처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도네츠크, 우한스크)에 대한 처분을 어떻게 할 지에 대해서도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증시 변동성을 확대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구간에 접어들면서 국내증시의 추가 변동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후 서방국가의 러시아 제재 수위와 우크라이나 본토의 침공 여부에 따라 증시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면서, "다만 양 진영 모두 코로나 이후 경제회복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중적 불만이 고조돼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적정 수준에서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서 연구원은 "국내증시의 경우 밸류에이션 부담이 현저히 낮은 관계로 추가적인 낙폭과 조정 기간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며, "섣불리 투매에 나서기 보다는 진정 국면까지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전반에서 최근 오미크론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리오프닝 기류가 강화되는 점도 지수 하방을 지지해줄 것"이라며, "향후 반등을 대비한 경제활동 재개 수혜주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을 고민해볼 필요도 있다"고 부연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상황이 어디까지 확산될 것인지 불투명해진 상황인 만큼 금융시장의 혼란 또한 당초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며, "이미 러시아가 군사행동을 단행한 상황에서 이를 저지할 만한 뚜렷한 수단이 없는 만큼 상황이 급반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사 긴장이 거세지고 경제 제재가 강해지면 유가를 자극해 인플레이션 우려 또한 커질 수 있다. 이는 연준의 긴축 우려와 맞물려 주식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다만 여전히 핵 보유국 간 전쟁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재래식 무기로 한정해 교전을 진행할 역사가 없었을뿐더러 양국 모두 그러한 위험을 무릅쓸만한 실익이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