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승부수] 단일화 게임
[안철수 승부수] 단일화 게임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2.02.13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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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후보 ㅣ유튜브캡처
국민의당 안철수후보 ㅣ유튜브캡처

단일화 게임이 본격화됐다. 안철수 후보가 여론조사를 조건으로 윤석열 후보에게 '야권 단일화'를 먼저 제안했다. 안철수 후보로서는 그동안 물밑에서 제기되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후보와의 단일화카드는 사실상 버린 셈이다. 정권교체를 명분으로 단일화를 제안한 만큼, 이재명후보와 연대할 가능성은 사라졌다. 결국 국민의힘 윤후보가 이 제안에 곧바로 응할지 여부는 미지수이나, 윤후보가 주도권을 갖게 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윤후보는 이날 안후보의 단일화제안에 대해 일단 신중론을 폈다. 윤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한 대의 차원에서 제안하신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를 한다"면서도 "여론조사 이야기를 들었는데 고민해보겠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고 했다. 일단 검토하겠다는 입장으로 읽힌다. 국민의힘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민주당의 농간에 넘어가 야권 분열책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다"며 여론조사방식에 부정적입장을 냈다. 

정치권에서는 일단 양당의 실무자들이 단일화 협상에 본격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민의힘 대선경선과정에서 '역선택'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만큼, 윤후보측이 국민경선 방식의 여론조사 방식을 수용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그보다는 단일화협상 과정에서 '담판 단일화'로 조정될 개연성도 적지않다. 일각에서는 대선후보 등록이후, 15일부터 대선캠페인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안후보가 윤후보의 단일화 제안을 기다리지못하고, 서둘러 단일화 제안카드는 먼저 뽑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지지율이 10%아래도 하락한 안후보가 단일화를 먼저 제안한 만큼, 기존 지지율의 하락추이도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결국 윤후보로서는 '이재명-안철수의 연대' 우려가 사라진 만큼, 여유를 갖고 단일화 테이블에 앉게 됐다. 

윤후보측은 최대한 국민경선의 여론조사 방식보다는 '권력을 분배하는 방식의 담판 단일화'로 안후보측을 설득하는 전략을 쓸 가능성이 높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면, 윤석열 후보가 다자구도에서 1위를 하면서도, 안철수를 야권 단일후보로 한 지지율 구도에서 밀리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윤후보가 이같은 '모험카드'를 수용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오히려 윤후보측은 인내심을 갖고 안후보를 설득하려고 할 것이고, 단일화 협의가 타결되지않는다면 '안철수 완주'를 허용하는 방식의 다자경쟁 가능성도 열어두는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권의 한 평론가는 "윤후보측이 안후보에게 역제안을 통해 해법을 찾을수도 있다. 실무협상 과정에서 안후보의 지지율이 더 추락한다면, 단일화협상이 깨지더라도, 윤후보 입장에서는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