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중국의 '한복문화 침탈'...문체부장관은 저자세 
[시사+] 중국의 '한복문화 침탈'...문체부장관은 저자세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2.02.05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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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중국 베이징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오성홍기를 든 소수민족 중 하나로 표현돼 논란을 빚고 있다.
4일 중국 베이징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오성홍기를 든 소수민족 중 하나로 표현돼 논란을 빚고 있다.

중국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통해 또다시 우리의 한복문화 침탈을 도발했다. 그러나 미국 영국 등 서방국들이 보이콧한것과는 달리 동계올림픽행사에 참석중인 문재인정부의 황희 문화체육부장관은 이에대해 침묵을 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중국은 지난 4일밤 동계올림픽 개회 이벤트에서 댕기머리를 한 여성이 한복을 입고 등장시켰다.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국기 릴레이 장면이었는데, 사실상 전 세계인을 향해 한복을 중국 소수민족의 문화로 둔갑시키려는 불순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내 인터넷 공간과 SNS에는 분노가 들끓었다. 지난 5년간 문재인정부의 중국 굴욕외교 행태가 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야당은 즉각 황희 문화체육부장관을 향해 항의성 메시지를 낼 것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후보도 최근 친중행보에 대한 부담을 감안한 듯, 중국당국을 비판하고 나섰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5일 SNS에 "우려했던 부분이 터지고 말았다. 중국은 너무 많은 한복 공정을 펼쳐왔다"고 날을 세웠다. 서 교수는 "분노만 할 것이 아니다. 세계인들에게 우리의 전통문화를 더 널리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문화체육상임위)은 SNS에 "지난해 국감에서 미리 경고했고, 분명 황 장관이 유의하겠다고 했는데? 국회의장, 문체부 장관 (개회식을) 직관하지 않았나. 최소한의 국민 자존심, 배알을 놓을 정도로 신나게 넋놓는 있나?" 라고 정부의 무대응을 비판했다. 

중국의 우리의 전통문화 침탈행태는 수년전부터 제기됐다. 중국은 한복을 '한푸(漢服)'라 부르며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심지어 우리노래인 아리랑을 자신들의 국가문화유산으로 등록까지하는 행태를 벌였다. 특히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홍보영상에는 상모돌리기와 한복을 등장시키며, 논란을 예고했다. 국민의힘 황규환 선대본부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중국몽(夢)에 사로잡혀 중국의 동북공정과 문화침탈에 대해 제대로 된 항의조차 하지 못했다. 오히려 각종 외교 사안에서는 늘 저자세를 유지해왔다"며 중국측에 항의표시와 재발방지 약속을 촉구했다. 

■여야 후보들 "중국, 문화침탈 멈추라" 

여야 대선후보들은 하나같이 중국의 행태를 '문화침탈'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하지만, 뉘앙스와 수위는 차이가 드러난다. 이재명후보는 그간 친중행보를 이어왔던 만큼, 이날 올림픽 개회식 장면이 부담요인이었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문화를 탐하지 말라. 문화공정 반대"라고 적었다. 사드추가배치 반대입장을 견지하며 '친중프레임'으로 공격받는 상황이어서인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대선 후보는 5일  "(고구려와 발해 역사는) 남의 것이 아니다. 고구려와 발해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럽고 찬란한 역사"라며 중국을 저격했다. 안철수 후보는 SNS에 "중국 당국에 말한다. 한푸(漢服)가 아니라 한복(韓服)이다. 한복은 대한민국 문화다"라고 비판했다. 

■황희 장관은 "항의하지도 못하고..." 

올림픽 행사를 참관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주저했다. 항의표시보다는 저자세 외교에 머물겠다는 입장을 냈다. 황 장관은 "소수 민족이라고 할 때는 그 민족이 하나의 국가로 성장하지 못한 경우를 주로 말한다. 한국은 (중국) 바로 옆에 세계 10위권 큰 나라로 존재하고 있다. 중국 측에서는 조선족이 소수 민족 중 하나라고 한 건데, 양국 관계에 오해 소지가 생길 수 있다"고 말을 얼버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