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분석] '새판'짜는 철강업계...올해도 실적잔치 이어갈까
[실적분석] '새판'짜는 철강업계...올해도 실적잔치 이어갈까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2.02.0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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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사들이 지주사 전환을 발표하고 신사업을 육성에 박차를 가하는 등 새판을 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주가치 훼손과 미래사업에 대한 의문 등 아직 걱정스런 목소리도 나오지만 향후 업황 회복이 기대되는 만큼 긍정적인 반응도 뒤따르고 있다.

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은 작년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며 실적 잔치를 열었다. 견조한 철강 수요 속에서 두자릿 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실적과 수익성 모두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철강 수요가 올 1분기 잠시 주춤하겠지만, 2분기부터 다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철강 이외의 사업 다각화와 지주회사 전환 등을 꾀하고 있는 철강사들의 평가도 다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 작년 실적 잔치..."최대 실적 썼다"

포스코는 연결기준 작년 매출 76조3320억원, 영업이익 9조238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전년 대비 32.1%, 284.4%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포스코가 매출 70조 이상, 영업이익 9조 이상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 부문에서 내수 및 고부가제품 중심 판매를 통해 원가 상승 등 상황에서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아울러 해외철강법인의 판매가격이 상승했고, 포스코인터내셔널 및 포스코건설, 포스코케미칼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도 연결기준 작년 매출 22조8499억원, 영업이익 2조4475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27%, 3250% 증가했고, 특히 영업이익률이 두자릿 대를 기록하면서 수익성 개선에도 성공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글로벌 철강시황 호조에 따른 자동차강판·조선용 후판 등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과 더불어 박판열연·컬러강판 등 저수익사업 조정을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 노력에 힘입어 매출액 및 영업이익을 큰 폭으로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도 아직 구체적인 실적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작년 견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동국제강은 작년 4분기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예상된다"며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3% 가량 증가했고, 봉형강과 후판의 판매실적이 늘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1분기 다소 주춤...2분기부터 회복 전망

증권가에서는 올해 1분기 철강사들이 다소 주춤하겠지만, 2분기부터 다시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먼저 포스코의 경우 1분기 원료탄 가격 급등이 원가에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당초 1분기 원료탄 가격의 약세가 예상됐지만, 글로벌 주요 광산들이 코로나19와 기후적 요인 영향을 받아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약세를 보였던 중국 내수 철강제품 가격까지 영향을 주면서 탄소강 ASP(평균판매가격)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탄소강 스프레드 약세로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 대비 하락할 수 밖에 없다"며 "물량 측면에서도 지난해 말 조업을 종료한 포항1고로와 광양 4고로 개수 영향으로 상반기 판매량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제철도 1분기 둔화가 예상된다. 자동차 생산차질이 당초 전망보다 길어지면서 빠른 수익성 회복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공급 차질 이슈가 해소된 경우에도 투입원가 상승으로 이익률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초반 원재료 가격 재상승 기조 속에서 제품가격 인상은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이라며 "현대제철이 지난해와 유사한 높은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요 수요 산업과의 향후 가격 협상 결과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철강 시황이 다소 주춤하면서 비철강 부문이 부각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현수 연구원은 "포스코의 이번 물적분할로 사업 부문중 성장성을 지니고 있는 2차전지 소재 및 수소 관련 사업이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