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2월' 하나금융·우리은행 차기 CEO는?
'운명의 2월' 하나금융·우리은행 차기 CEO는?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2.02.03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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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ㅣ하나금융그룹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ㅣ하나금융그룹

10년 만에 수장이 교체되는 하나금융그룹과 새로운 우리은행장의 윤곽이 이달 드러날 전망이다. 두 회사 모두 3월 임기가 종료되는 현 최고경영자(CEO)들을 최종 후보군에서 제외됐다. 특히 하나금융의 '포스트 김정태'가 누가 될 지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지난달 28일 각각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CEO 후보군을 압축했다. 하나금융은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과 박성호 하나은행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 등 내부 인사 3명과 이성용 전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 대표와 최희남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 외부 후보 2명을 선정하면서 최종 후보를 5명으로 압축했다. 2012년부터 10년간 하나금융을 이끌어온 김정태 회장은 최종 후보에서 제외됐다. 김 회장의 경우 하나금융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따라 만 70세 나이 제한으로 연임이 어려운 데다 그간 수차례 더이상의 연임 의사가 없음을 밝혀왔다.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이번 최종 후보군 선정에 대해 "금융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변화와 도전의 시기에 안정적으로 하나금융그룹의 성장을 이끌면서 디지털 전환, 글로벌화, ESG 등 그룹의 핵심 전략을 추진할 적임자들을 후보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의 뒤를 이을 유력 후보로는 함 부회장과 박 행장이 거론되고 있다. 함 부회장은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법인인 KEB하나은행 초대행장 역임한 이후 2016년 지주 부회장직에 오르면서 김 회장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왔다. 

다만 변수는 법률 리스크다. 함 부회장은 채용 비리 사건에 연루된 협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불완전판매로 금융당국의 '문책 경고'를 받고 현재 징계효력 정지 가처분신청과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법률 리스크로 후계구도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김 회장이 4연임을 하면서 구원 투수로 등판한 만큼 법률 리스크 해소가 관건으로 꼽힌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최근 채용비리 사건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해 DLF 관련 동일한 소송에서 승소한 점은 함 부회장에게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다른 유력 후보로 꼽힌 박 행장은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행장과 하나금융그룹 IT 계열사인 하나금융티아이 대표를 거쳐 현재 하나은행을 이끌고 있다. 박 행장은 지난해 회추위 숏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존재감을 나타냈다. 다른 후보들과 다르게 법률 리스크가 전혀 없다는 점과 1964년생으로 나이가 비교적 어린 만큼 세대교체에 방점을 둘 경우 유력 후보로 급부상 할 수 있다. 다만 지난해 하나은행장으로 선임 됐기에 남은 임기를 채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왼쪽부터) 이원덕 부사장, 박화재 부행장, 전상욱 부행장보ㅣ우리금융그룹
(왼쪽부터) 이원덕 부사장, 박화재 부행장, 전상욱 부행장보ㅣ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 역시 지난달 27, 28일 이틀간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이원덕 우리금융 수석부사장과 박화재 우리은행 여신지원그룹 집행부행장, 전상욱 우리은행 리스크관리그룹 집행부행장보 등 3명을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군으로 선정했다.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후보에서 제외되면서 연임에 실패했다. 권 행장은 2020년 취임 당시 이례적으로 1년 임기를 받은데 이어 지난해에도 연임 당시도 1년만 연장 받았다. 권 행장은 짧은 시간동안 2020년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라임 사태와 코로나19 등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다잡으며 조직 안정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력한 차기 행장 후보로는 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꼽히는 이 부사장과 여신 전문가로 평가받는 박 부행장이 거론된다. 

이 부사장은 1962년생으로 공주사대부고와 서울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한 이후 1990년 한일은행에 입행해 우리은행 미래전략단장, 경영기획그룹장, 우리금융지주 전략부문 부사장 등을 거친 전략통이다. 2020년 12월부터는 지주 업무를 총괄하는 수석부사장을 맡고 있다.

박 부행장은 1961년생으로 광주상고를 졸업했다. 이후 우리은행 주택금융사업단 부장, 경기남부영업본부장, 서초영업본부장, 업무지원그룹장, 여신지원그룹 부행장보 등을 역임했다. 우리은행 임원 중 가장 오래 자리를 지켰다. 특히 일선 영업현장에서 주택금융과 여신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여신 분야 최고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전 부행장은 1966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KAIST) 금융공학 석사과정을 거치면서 통계 및 리스크 관련 지식을 쌓았다. 수많은 연구실적과 전문지식을 보유해 리스크 관리 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에서 약 7년간 통화금융정책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이후 아더앤더슨, 베어링포인트, 에이티커니, 프로티비티 등 컨설팅 기관에서 기업 리스크 관리 모델 개발과 리스크 관리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고 2011년 우리금융경영연구소로 자리를 옮긴 뒤 2019년 우리은행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로 선임돼 리스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