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현대엔지니어링 IPO,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신호탄?
[이슈] 현대엔지니어링 IPO,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신호탄?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2.01.2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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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사옥ㅣ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 사옥ㅣ현대엔지니어링

현대자동차그룹의 비상장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공개(IP0)가 다음달로 다가오면서 그룹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 관심이 주목된다. 앞서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에 더해 이번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으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부친 정몽구 명예회장이 1조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 지배구조 개편 단순화에 나설 거란 전망이 나온다.

■정몽구·정의선 최대 5천억원 확보…지배구조 단순화 나서나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내달 15일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목표로 이날부터 이틀간 공모주 수요예측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총 1600만주의 공모주 가운데 신주 모집 25%, 구주 매출 75%로 구분된다. 희망 공모가격은 5만7900원~7만5700원이다.

여기서 정의선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이 각각 534만1962주와 142만936주를 구주 매출할 예정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이에 따라 아직 공모가격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공모가 최상단 가격 기준으로 보면 정의선 회장은 최대 4044억원, 정몽구 명예회장은 1076억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앞서 현대글로비스 매각까지 더하면 정의선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은 총 1조29억원~1조1233억원(세금고려전)의 현금을 얻는다.

업계에서는 이들 부자가 이를 통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거라는 분석이 많다. 확보한 현금을 통해 지주사 역할을 할 현대모비스 지분을 대량 매입함으로써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순환출자 구조를 끊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

현대차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차 주주구성을 살펴보면 △현대모비스21.4% △정몽구5.3% △정의선2.6% △국민연금8.0% △자사주6.0% △기타 56.6% 등으로 분포돼 있다. 또 현대차 1대주주인 현대모비스의 주주구성은 △기아 외 특수관계인 18.0% △정몽구 7.1% △현대제철5.8% △정의선0.3% △국민연금 9.5% △자사주 3.7% △기타 55.6%  등으로 이뤄져 있다.

그리고 현대모비스 1대주주인 기아의 주주는 △현대차33.9% △정의선 1.7% △국민연금 8.9% △자사주1.1% △기타 54.8%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ㅣ하이투자증권

이와 같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주요 3사에 대해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차 5.7%, 현대모비스 7.1%만을,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 2.6%, 기아 1.7%, 현대모비스 0.3% 만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현대차그룹을 지배하는 형태가 된다.

하지만 업계의 예상대로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대량 확보한다면, '대주주 일가→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의 구조로 단순화할 수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경우 그룹 지배구조근간이 순환출자이므로 그룹지배구조 개편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지배력약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IPO로 확보한 현금은 향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실탄으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또 "특히 정의선 회장의 보유현금 등은 정몽구 명예회장의 주식 등을 물려 받는 데 소요되는 세금을 충당해 현대차그룹의 지배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이에 대해 그룹 내 큰 지위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이날 IPO 기자간담회에서 '공모 구조상 구주 매출 비율이 높은데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상장이 아니냐'는 질문에 "현재 약 1조8천억원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신사업, 신규 시설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대규모 신주를 발행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며 "신사업 투자 자금은 신주 모집 대금으로 대부분 조달이 가능하며 이번 상장을 통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90%가량에서 70%가량으로 낮아지는 수준이어서 그룹 내 현대엔지니어링 지위 또한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ㅣ뉴스1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ㅣ뉴스1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