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터치]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성적표, 오너 경영인 위상 흔들리나
[CEO 터치]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성적표, 오너 경영인 위상 흔들리나
  • 승인 2017.09.25 13: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카드 실적 하락세, 대안은 무엇?
▲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l 사진=현대카드

[비즈트리뷴]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경영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가 이끄는 현대카드, 현대라이프생명 등이 전반적인 실적 부진의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최근 적자 누적로 인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라이프생명은 최근 3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전 직원 450명 중 3분의 1 수준인 120명을 내보냈다.  이에 전국사무금융노조는 정태영 의장이 더 이상 회사 경영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부인 정명이 씨가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커머셜이 지분 20.37%를 보유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현대라이프의 출범 초기부터 경영에 깊숙히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오너 일가 2째사위로서 현재 금융계열사 중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및 현대캐피탈 부회장 겸 현대라이프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 현대카드 실적 하락세, 정 부회장 위상 흔들리나

정몽구 회장의 둘째사위인 정 부회장은 최고경영자로서 14년째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를 이끌고 있다.

정 부회장은 카드업계에서 유일한 오너 경영인으로 현대카드의 실적은 곧 그의 '경영성적표'나 다름없다. 

문제는 정 회장의 트레이트 마크라고 할 수 있는 현대카드 실적이 최근들어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카드는 신한카드 KB카드에 밀려 최근 신용카드 이용 실적 점유율 3위 자리까지 위태로운 상황이다.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의 신용카드 이용실적(신용판매·금융)에서 현대카드의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15.11%에서 올해 1분기 14.86%로 1년 새 0.25%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4위였던 KB국민카드는 13.44%에서 14.09%로 0.65%포인트 늘어났다.

아울러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실적에 비상이 걸린 경쟁 카드사들이 할부금융을 잇달아 확대하면서 현대캐피탈 또한 하락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의 현대차 할부금융 점유율은 지난해 말 69%에서 지난 3월 말 57%로 급감했다.

현대커머셜은 역시 최근들어 공격적인 자산 확대와 계열사(현대카드 주식 24.54%) 투자로 인해 자본 건전성이 급락하고 있다.

현대커머셜은 현대캐피탈에서 상용차와 기계장비 등을 따로 떼어 만든 할부금융회사로서 현대·기아자동차의 폭넓은 영업망으로 연간 4000억원대 매출과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고 있던 터라 하락세의 여파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 정태영 부회장 보수, 상반기에만 총 9억 7900만원

연이은 실적 악화로 업계에서는 정태영 부회장이 그동안 오너일가라는 점을 내세워 경영전략에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정 부회장은 올해 상반기에 10억원에 가까운 보수를 받았다.

현대카드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정태영 부회장은 올 상반기(1~6월) 급여 6억1600만원, 상여 3억6300만원 등 총 9억7900만원을 수령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올린 성과 역시 '그룹 후광 덕분'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재벌개혁을 내세운 문재인 새정부가 들어섬에 따라 재벌그룹 금융계열사들이 독자생존을 해야 하는 쪽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만큼 정 부회장이 금융계열사를 현대차그룹에서 분리해 이끌 가능성도 아예 없지않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 부회장이 그룹 직계가족이 아닌 사위라는 점과 현대차와 기아차 자동차 판매에 금융계열사가 핵심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계열분리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새 정부들어 대기업 부당거래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상황인 만큼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등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들이 의존하고 있는 캡티브 시장이 존폐위기에 놓일 수 있다”며 “그 간 쌓아온 금융업계 내의 위상이 흔들리기 전에 신속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태영 부회장은 누구?

재벌가문이 아닌 독특한 출생 이력을 가진 정태영 부회장은 1960년 4월11일 정경진 종로학원 설립자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카드업계의 유일한 '오너CEO'라는 점과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대중과의 SNS소통이 활발하다는 점도 주목할만 한 점이다.

정 부회장은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졸업후 유학길에 올라 매사추세츠공대 경영학과 석사학위를 수료했다.

대학원 졸업 이후 정 부회장는 한국으로 돌아와 1987년 현대종합상사 기획실장으로 근무했다.

이어 그는 현대정공 동경지사담당을 시작으로 현대정공 미주, 멕시코 법인장, 현대모비스 기획재정본부장, 기아차 구매본부장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쳤다. 

그는 2003년에 현대카드 사장, 현대캐피탈 사장, 현대커머셜 사장자리에 오른 데 이어 지금의 부회장 직을 역임하고 있다.

그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넘치고 문화 쪽에 관심이 많다는 평판을 얻고 있다. .

정 부회장은 문화마케팅을 기반으로 카드와 광고, 서비스, 업무 전반에 혁신적인 디자인 기법을 도입하고 슈퍼콘서트 개최 등  창의적인 발상으로 카드업계 등 금융권의 큰 주목을 받아왔다. 



[윤민경기자 bnb826@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