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마이데이터②] 증권가 '미래·NH·키움·하나'...어떤 차별화 있나
[막오른 마이데이터②] 증권가 '미래·NH·키움·하나'...어떤 차별화 있나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1.12.0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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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국내 증권사 4곳이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시범 사업을 본격 개시하면서 증권사 별 차별화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업계 관계자들은 시범 서비스가 종료되고 정식 오픈하는 내년 1월을 기점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자 간 본격적인 서비스 차별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하나금융투자 등 4곳의 증권사가 지난 1일 마이데이터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마이데이터란 금융사나 통신사 등 여러 기관에 분산된 개인 신용정보를 한 곳에 모아 보여주고 재무현황·소비패턴 등을 분석해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등 자산·신용관리를 도와주는 서비스다.

■ 선두에 선 미래·NH·키움·하나...중점 서비스는?

(왼쪽부터)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 본사 ㅣ 각 사

고객의 금융 안정성을 최우선 목표로 삼은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사 중 최초로 마이데이터 사업권을 따냈다. 이후 신용정보원의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거쳐 통합자산관리 앱인 '엠올(m.ALL)'에 시범 서비스를 오픈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 인 원(All-in-One) 투자진단 보고서'를 통해 다른 금융회사의 자산을 한 번에 모아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한편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투자진단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보유종목 진단(AI 스코어)과 투자성과 분석, 고수와의 투자 비교 등 고객이 새로운 투자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전방위적 고객 분석인 'Customer 360 View’ 기반의 초(超) 개인화 자산관리, 연금·절세 등에 특화된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출시한다는 구상이다.

김세훈 미래에셋증권 디지털플랫폼본부 본부장은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정식 오픈되는 내년 1월을 기점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자 간 차별화가 본격적으로 두드러질 것"이라며, "미래에셋증권은 금융업 간 경계를 뛰어넘는 혁신금융 서비스 제공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모든 금융자산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통합자산현황' 서비스와 고객이 투자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돕는 '금융알리미' 서비스를 내놨다. 또 내년 1월부터는 '투자성과리포트'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고객이 보유한 전체 펀드에 대한 NH투자증권의 하우스 뷰와 자체 평가 모델 점수를 통해 투자상품의 성과를 분석하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 추천 펀드 정보를 제시한다.

'나의 소비' 서비스를 통해서는 은행·증권·카드에서 발생하는 수입·지출 내역을 분석해 현금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같은 연령대별 소비 성향을 비교할 수 있도록 했으며 과도한 지출을 줄여 스마트한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NH투자증권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바탕으로 건전한 투자문화를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정영채 대표이사는 “마이데이터는 모든 자산관리의 시작점이다. 본 서비스를 통해 NH투자증권만의 자산관리 노하우를 제공하겠다”며, “앞으로 더 많은 고객이 좀 더 편리하고 현명한 자산관리를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키움증권도 시범 사업에 본격 나섰다. 키움증권은 고도화된 AI 분석 엔진과 방대한 빅데이터로 고객의 투자 성향 등을 진단하고 수익률을 높일 수 있도록 초개인화 투자분석 리포트를 제공한다. 또 수익이 낮은 금융자산이나 모아둔 자금을 탐지해 수익 개선 방법을 알려주고, 초보 투자자를 대상으로 적은 금액으로 부담없이 투자 가능한 '심플투자'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울러 대출금리를 비교·분석해 이자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을 제공하고 미청구 보험금이 없도록 병원비 내역을 조회해 간편하게 청구하는 기능도 탑재해 고객의 금융 비용을 낮출 수 있도록 했다. 키움증권은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소비자에게 데이터 주권을 돌려주는 한편 데이터를 활용해 경제적 이득을 체감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하나금융투자는 하나은행, 하나카드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자산관리에 특화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인다. 단일인증방식(SSO)으로 구현된 그룹사 통합앱 '하나원큐'에서 은행, 증권, 카드 등 각각의 앱을 다운받지 않고도 한 번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앞서 하나금융그룹은 하나금융투자, 하나은행, 하나카드, 핀크 등 관계사들을 통합한 마이데이터 브랜드인 '하나 합'을 론칭한 바 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도 내년 상반기 오픈을 목표로 서비스 구축 및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앞서 미래에셋증권,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과 함께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선제적으로 획득해 인공지능 '에어(Air Research)'를 접목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준비했지만 이번 시범 사업에는 빠졌다.

KB증권은 지난 2일 인공지능 목표중심 자산관리 플랫폼 기업 디뉴로와 초개인화 비대면 서비스 개발 및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했다. KB증권은 이번 협약으로 마이데이터를 적용한 알고리즘, 체계적인 투자자유형화 방법, 맞춤형 콘텐츠 및 플랫폼 제공, 관련 해외사례 연구 등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그 동안은 인공지능 기술과 금융을 단순히 접목하는 것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설명 가능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추구하는 하이브리드형 금융서비스가 필요하다”면서,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KB증권의 자산관리 전문성과 디뉴로의 기술력을 융합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