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103] 서부발전, '수소 혼소' 사업으로 친환경 발전소 구현한다
[ESG경영-103] 서부발전, '수소 혼소' 사업으로 친환경 발전소 구현한다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1.12.01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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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한국서부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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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화력발전소의 환경설비 보강과 환경 신기술 도입으로 2030년까지 미세먼지 원인물질 배출량을 2015년 대비 88% 감축해 국내외 최고 수준의 친환경 발전소를 구현하겠다."

박형덕 한국서부발전 사장의 경영 방침 중 일부분이다. 지난해 12월 서부발전의 모회사인 한국전력이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를 설립하고 지속가능경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히면서 서부발전도 이에 발맞춰 ESG 경영 본격화에 나섰다.

박형덕 사장은 올해 4월 열린 취임식에서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ESG 경영 실천 ▲안전경영 확립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액화천연가스(LNG)·신재생 중심 사업구조 전환 ▲신성장 사업 분야 도전 ▲발전 운영과 건설사업의 효율성 향상 등 다섯 가지 실천과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먼저 비상임이사 3명과 상임이사 2명 총 5명으로 구성된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이들은 ESG 경영전략 및 관련 사업계획 자문, ESG 관련 이사회 의결사항 사전검토, ESG 주요 경영 현안 심의, 대외 이해관계자 대상 소통 지원 역할 등을 수행한다. 또 ESG와 관련 실질적인 업무수행 및 성과관리를 위해 'ESG실무추진단'도 새로 꾸렸다. 조직 안팎으로 ESG 추진체계를 구축하고 보다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성과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 서부발전의 새로운 먹거리, '수소 혼소' 발전

박형덕 한국서부발전 사장이 6월 15일 열린 탄소중립 대응TF 킥오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ㅣ 한국서부발전

서부발전은 지난 6월 탄소중립에 따른 에너지 전환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장 직속으로 '탄소중립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핵심기술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공고히 했다. 발전사 특성상 화력발전 사업을 주력으로 하기 때문에 정부가 추진하는 '2050 탄소중립' 실현에 다소 어려움이 있으나 서부발전은 안정적 수익 창출원인 석탄화력을 과감히 버리고 '수소 혼소' 발전사업으로 사업체계를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서부발전이 국내 최초로 추진하고 있는 수소 혼소 발전은 기존 LNG에 수소 연료를 혼합한 후 이를 연소한 가스로 터빈을 돌리는 방식으로 수소 비중이 높을수록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탄소중립과 더불어 수소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발전기술로 평가받는 이유다. 현재 해외에선 수소와 LNG 비율이 3대 7인 수소 혼소 발전기술이 상용화됐으며, 이 경우 기존 LNG발전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0% 감소한다. 

서부발전은 수소 혼소율을 세계 최고 수준인 50%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8월 한화종합화학과 '수소 혼소 발전 실증 연구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서부발전은 보유한 80MW급 노후 가스터빈을 수소 가스터빈으로 개조해 수소 연료 비율을 50%로 올려 실증한다는 구상이다. 이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기존보다 약 20% 줄어든다.

서인천발전본부 ㅣ 한국서부발전

실증이 끝나고 양사가 2025년 서인천복합발전소에 수소 혼소 발전기술을 적용하면 국내 최초로 수소 혼소 가스터빈 상용화에 성공하게 된다. 수소를 단독 연료로 연소하는 기술까지 개발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 0%인 대규모 탄소제로 발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박 사장은 “수소 연료 비율 50% 실증에 성공한다면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 조기 달성뿐 아니라 국내 수소 혼소 발전 수준을 약 5년 정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며, "서부발전은 앞으로도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추진에 발맞춰 수소경제 활성화와 추진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서부발전은 이달 초 친환경 신기술 개발 및 상용화 추진을 위한 '환경기술처'와 탄소중립 추진 컨트롤 타워인 '탄소중립추진위원회'를 새로 꾸렸다. 이를 통해 탄소중립 과제관리 및 조기성과 창출에 앞장서고, 대용량 탄소포집 및 활용·저장기술(CCUS) 개발 등 온실가스 감축 수단 다각화와 수소 혼소 발전을 통한 수소경제 활성화를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예방 중심의 안전문화 정착 강조

서부발전이 수소 혼소 발전과 함께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는 또 다른 분야는 안전 경영이다. 지난 2018년 고 김용균씨가 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도중 사망한 사고가 일어나자 서부발전은 재발을 막기 위해 경영진부터 현장 안전 경영을 최우선으로 삼고 안전사고의 근원적 예방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이를 위해 본사 안전부서를 사장 직속으로 확대 개편하고 발전소 처별 전담 안전조직을 신설했다. 또 현장 안전팀 전담 인력을 기존 16명에서 28명으로 늘리고 위험작업 관리를 1개 직할부서에서 4개 팀별 관리로 세분화해 현장 중심 안전 경영을 구현하도록 했다.

컨베이어 설비·제도의 안전관리 취약점 개선을 위해 청소설비 및 안전시설(울타리, 조명 등)을 설치해 현장위험을 최소화했으며 2인 1조의 현장 작업을 의무화해 근로자 상호간 점검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의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휴대용 모니터링 패키지(SMP)와 작업자의 이상행동패턴을 분석해 안전 위험 여부를 즉각 감지하는 인공지능(AI) CCTV 영상 분석 시스템 개발도 시작했다.

ㅣ 한국서부발전

또 열화상·내시경 진단 앱을 탑재한 스마트 모바일 점검기기를 개발해 발전현장 고온·협소부를 점검하는 한편 굴뚝 및 풍력발전기와 같은 고소부에는 자율비행 드론을, 해수 취수구에는 수중점검 로봇을 이용해 위험요소를 살핀다.

이밖에도 발전소 분진폭발 잠재위험 발굴·해소, 화재 취약설비 개선, 재난안전 직무교육 및 대응훈련 강화, 재난사고 긴급복구체계 운영, 민간 출신의 안전 전문가 채용 등 예방 중심의 안전문화 정착을 강조하고 있다.

박 사장은 “안전 관리체계 개선을 위해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또 다른 안전 사각지대가 없는지 끊임없이 점검해야 하고 특히 설비 노후화에 따른 문제를 예방해야 한다”며, “전 직원과 협력업체 모두가 혼연일체가 돼 안전의식을 강화하고 서로간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안전 최우수 기업으로 재도약하자”고 강조했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